치열했던 서울 면세점 대전(大戰)은 두산과 신세계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시장점유율 1위인 롯데는 ‘효자지점’ 소공점은 지켰지만 3000억원을 투자한 월드타워점을 잃었죠. 서울 면세점의 터줏대감인 SK는 입지적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23년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습니다.
지난 7월 한화에 이어 두산, 신세계까지 서울에 입성하면서 국내 면세점업계 판도가 ‘롯데―신라’의 양강 구도에서 다자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기업들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본 신세계ㆍ두산ㆍ롯데ㆍSK의 주가 전망을 살짝 들여다보겠습니다.
신세계: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
이번에 사업권을 획득한 서울 면세점의 입지는 명동 신세계 본관입니다. 인근 롯데 소공동 면세점이 연간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고, 신세계디에프가 영업면적 3만㎡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 정상화시 1조~1조5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전체 매출에 미칠 영향은 약 20%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롯데 소공 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은 15%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쟁이 심화하고 투자비 부담을 고려하면 신세계의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면세점 가치를 새롭게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41만원으로 상향 조정합니다.
두산: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
동대문의 유일한 시내 면세점입니다. 영업면적은 1만380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동화면세점(특허면적 1957평)의 평당 매출액 1억2000만원을 단순 적용하면 오는 2017년 매출액은 5000억원이 예상됩니다.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추정되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운영 노하우가 축적되고 판매 품목 구성이 다양해지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호재고요. 목표주가 17만7000원을 유지합니다.
롯데: 김기영 SK증권 연구원
롯데는 소공동 면세점 수성엔 성공했지만 잠실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잃었습니다. 소공동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 감소가 예상됩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삼성동 코엑스점이 잠실로 이동할 경우 그 타격은 상당 부분 메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중장기적인 변수가 될 것입니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는 신동빈 회장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에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낮추겠습니다.
SK: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SK네트웍스가 워커힐 면세점 특허권 갱신에 실패했습니다. 내년 5월까지 사업 지속이 가능하므로 이 기간에 재고 소진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워커힐 사업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148억원 감소한 규모입니다. 다행히 신세계, 두산이 탈락 면세점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기 때문에 퇴직금과 같은 사업 정리 비용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목표주가를 1만원에서 8600원으로 하향 조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