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본, 경기침체 진입…BOJ, 추가 부양책 압박 커질 듯

일본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기술적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권을 잡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두 번째 경기침체다. 이에 일본은행(BOJ)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펼쳐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본 내각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하고 전분기 대비 0.2% 감소하고 연율 환산으로는 -0.8%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탓에 기업 설비 투자가 저조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내각부는 분석했다.

지난 분기 GDP 성장률은 전문가 예상치인 연율 -0.2%를 밑돌았다. 2분기 GDP 성장률은 종전의 연율 -1.2%에서 -0.7%로 상향 수정됐다.

항목별로 보면 설비 투자는 1.3% 감소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업 순이익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설비 투자 의욕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민간재고의 GDP 기여도는 -0.5%였다.

공공투자는 0.3% 감소해 2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개인소비는 0.5% 증가해 전분기의 0.6%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투자는 1.9% 증가해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2.6%, 수입은 1.7% 각각 증가했다.

다케다 아쓰시 이토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는 ‘소프트패치(일시적인 경기후퇴)’ 국면에 있다”며 “설령 이번 분기 경기가 다소 회복한다 하더라도 모멘텀은 매우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 정부는 경제 부양을 위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 부양책 압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초 소비세율 인상 여파로 경기침체를 겪었다. 다시 경기침체에 진입하면서 엔저와 기업 순이익 제고로 경기회복을 꾀하는 아베 총리는 더욱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아오키 다이주 UBS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취약한 경기상황에 일본 경제도 약해졌다”며 “기업들은 경기회복을 확신하지 못해 투자를 주저하고 있고 내수는 해외의 부진한 경기를 상쇄할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BOJ는 지난달 말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통화정책을 동결했다.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BOJ는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다시 정례 회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