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자동차용 2차전지 글로벌 1위 견인…검증된 역량
LG그
26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날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일제히 이사회를 열고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CEO(대표이사) 교체가 예상되는 LG유플러스는 27일에 맞춰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LG그룹에서 최대 관심사는 LG유플러스이다. 장관 출신으로 통신업계 최장수 CEO인 이상철 부회장의 퇴진이다. 이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권유로 2010년 1월 LG그룹의 통신계열사를 합친 LG유플러스를 6년 간 이끌었다. 위기 때마다 구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정기 인사에서도 이 부회장의 유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LG그룹 내에서 이 부회장을 대체할 후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고령 등을 이유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 부회장의 후임에는 권영수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 본부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맡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권 사장도 LG그룹 내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CEO이다. 권 사장은 디스플레이 사업과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을 글로벌 1위에 올려 놓으며, 구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 후임에는 김종현 LG화학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이 거론됐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구 부회장은 2010년 10월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최근 LG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부품사업으로 체질개선을 주도한 것도 구 부회장이다. 또한 B2B(기업간 거래)사업을 강화하는 방안 역시 구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구 부회장의 경우 LG전자에 입사한 뒤 LG화학과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 CEO 시절에 수조원 규모의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나머지 주력 계열사 CEO들은 연임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 또 LG상사와 LG생활건강 등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들의 인사 폭도 크지 않았다.
다만 일부 계열사 CEO급은 예상대로 교체 대상이 됐다. 김영섭 LG유플러스 부사장은 LG CNS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