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바람이 필드에 몰아쳤다.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뭇잎은 힘없이 필드 위로 떨어졌다. 누렇게 뜬 잔디는 바닥을 드러냈다. 더프(duff)라도 나오면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 골프를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다. 비싼 그린피를 지불하고도 실망스런 라운드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아 골퍼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한겨울에도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예약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골프장 부킹 사이트 엑스골프(xgolf.com) 관계자는 “11월 중순부터 전라남도와 제주도 골프 패키지 문의가 큰 폭으로 늘었다”며 “중부 지방에 비해 그린피 차이가 크고 날씨도 온화해 지방 골프장 패키지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골프장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호남이다. 저렴한 그린피와 온화한 날씨, 거기에 풍부한 먹을거리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엑스골프 사이트에서 예약하면 20만원도 채 안되는 비용으로 이틀간 36홀 라운드와 숙박,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다. 전남 보성CC는 1박2일 36홀 라운드와 골프텔 숙박, 조식을 포함해 15만원(이하 평일 최저가)이면 충분하다. 전북 고창CC는 36홀 그린피와 숙박, 조식을 포함해 1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전북 고창CC와 인근의 골프존카운티 선운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가격은 14만5000원으로 36홀 그린피와 숙박(2인 1실), 클럽하우스 조식(1회)이 포함된다.
하나투어도 그린피 2회와 골프텔(4인 1실), 클럽하우스 조식(1회)이 포함된 초저가 남도 골프 패키지를 선보였다. 전남 영광CC 1박2일 36홀 라운드 상품으로 가격은 13만원이다. 레이크힐스 순천CC는 21만7500원, 전남 장흥의 JNJ골프리조트는 20만원,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는 24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골프와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주도는 가족단위 예약이 많다. 하나투어는 겨울 시즌을 맞아 왕복항공권과 그린피, 숙박, 클럽하우스 조식(1회), 셔틀버스 요금이 포함된 제주도 골프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제주 라온CC는 37만5600원, 제주 블랙스톤CC는 48만5600원으로 중식·석식과 카트비, 캐디피 등은 요금에 포함되지 않았다.
엑스골프는 왕복항공권이 포함되지 않은 제주도 골프 패키지 1박 2일 상품을 내놨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캐슬렉스 제주 골프클럽은 18만5000원, 제주시 구좌읍의 세인트포 골프클럽은 22만5000원에 즐길 수 있다. 오라CC는 23만5000원이다.
아예 해외로 나가 무제한 라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다. 대부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으로 개인 취향 및 목적에 따라 중국 남부 지역 골프장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모두투어는 해외 골프투어 성수기를 맞아 초저가 해외골프 기획상품을 출시했다. 필리핀 바콜로드 3박 4일은 89만9000원, 태국 왕짠CC 3박5일은 94만9000원, 중국 하문 3박 4일(54홀 라운드)은 79만9000원, 중국 미션힐리조트와 해구 미션힐 리조트 3박 5일 상품은 139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