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사] '과감한 발탁ㆍ신상필벌’ 인사… 삼성전자 부사장 승진자 3분의1은 ‘반도체’

최소 수준의 임원 인사는 삼성 계열사 전반에 걸친 실적부진의 결과다. 주력 계열사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 및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금융계열사 등 대부분의 계열사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경쟁심화 등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성장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삼성은 2012년 이후 매년 승진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에 대한 대발탁 인사를 단행, 삼성형 ‘패스트 트랙’을 통해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승진자 4년째 감소 속… 과감한 발탁 ‘인재경영’= 삼성의 임원 승진 규모는 2009년(247명) 이래 최저 수준이다. 2012년(501명) 최고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한 임원 승진자 수는 2015년(353명) 300명대까지 축소됐고, 이번 인사에서는 200명대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인사 내용을 들여다 보면 삼성은 다양한 인재를 등용하며 조직 변화를 추구했다. 이번 인사에서 신임, 발탁, 여성, 외국인 등의 승진 규모는 전년 대비 모두 줄었다. 특히 전체 임원 승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축소됐다. 신임과 외국인 임원 승진 비중은 2015년 71.6%, 2.5%에서 2016년 각각 67.0%, 1.36%로 줄었다.

다만, 발탁 및 여성 임원 승진자 비중은 2015년(15.8%·3.9%)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2016년 발탁, 여성 임원 승진 비중은 각각 14.9%, 3.0%다.

삼성은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에 대해서는 2년 이상 대발탁 인사를 실시해 삼성형 ‘패스트 트랙’을 실현했다”면서 “또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여성 인력을 승진 조치해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리는 한편, 여성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도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원 승진 규모가 대폭 줄면서 계열사 삼성 퇴진 임원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약 20%의 임원 퇴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계열사는 최대 30%까지 전체 임원폭을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부사장 승진자 14명 중 5명 ‘반도체’부문… ‘성과주의’ 원칙 재확인= 삼성 인사는 올해도 ‘신상필벌’의 인사원칙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DS(부품)부문과 IM(IT·모바일)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명암이 극명했다.

삼성그룹 부사장 승진자 29명 가운데 삼성전자 부사장 승진자는 14명이다. 이 중 DS부문 승진자는 강호규, 경계현, 소병세, 정재헌, 최철 등 5명이다. 전체 승진자의 3분의 1 수준이 반도체 부문에서 배출됐다. 이 가운데 경계현, 정재헌 등 2명은 메모리사업부 승진자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IM부문 부사장 승진자는 2명에 그쳤다. CE(소비자가전)부문 부사장 승진자는 4명이다. 올해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한 반도체 부문 인력을 대거 승진시키며 ‘신상’의 원칙을 지켰다.

특히 삼성전자 DS부문은 최대 실적 창출에 기여한 현지 VP급을 대거 본사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품전략담당 저스틴데니슨 VP, 미국 반도체생산법인 기술담당 마이클레이포드 VP, 미국 반도체판매법인 영업담당 케빈몰튼 VP, 중국 반도체판매법인 영업담당 제이디라우 VP 등이 상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