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낙찰가가 2조~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4세대 이동통신(LTE) 주파수 5개가 경매 방식으로 배정된다. 이동통신 3사는 각 사에 유리한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내년 경매로 나올 주파수 선점을 위해 시장 분석을 마치고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파수는 전파가 지나가는 전용 도로쯤으로 보면 된다. 통신사들은 주파수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주파수가 넓거나 많으면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이통사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각 사에 유리한 주파수를 확보하려는 이유다.
내년 경매로 나올 주파수는 △ 700㎒ △ 1.8㎓ △ 2.1㎓ △ 2.5㎓ △ 2.6㎓ 등 5개다. 5개의 주파수 낙찰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대역폭은 모두 140㎒로 역대 최대 규모다. 700㎒에서는 40㎒의 대역폭, 2.5㎓나 2.6㎓에서 각각 40㎒ 대역폭, 나머지는 각각 20㎒ 대역폭이 경매에 나온다.
과거 90㎒ 대역폭이 경매에 나왔을 때 최종 낙찰가 합계는 대략 2조4000억원 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주파수 대역이 경매에 나오고 이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최종 낙찰 합계는 3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통3사가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주파수 대역은 2.1GHz 대역(20MHz 폭)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이 쓰고 있었으나 정부가 재할당 방침을 내세우면서 LG유플러스와 경매를 두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때문에 SK텔레콤은 이 대역을 다시 갖고 오기 위해 치열한 방어에 나선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추가 주파수를 확보를 위한 공격 전략을 세우고 있다.
2.1㎓는 전체 대역폭이 120㎒에 달한다. 이 가운데 60㎒ 폭(LTE용 40㎒·3세대용 20㎒)을 SK텔레콤이 쓰고 있고, KT는 40㎒ 폭(LTE용 20㎒·3G용 20㎒)을 사용 중이다. LG유플러스는 LTE용 20㎒ 폭밖에 확보하지 못해 이 대역에서 주파수를 가장 적게 쓰고 있다. LG유플러스가 2.1㎓에 눈독을 들이는 결정적 이유다.
업계에서 2.1㎓는 경제적 가치가 높은 황금주파수로 통한다.
2.1㎓ 대역을 둘러싸고 이통사 간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이 대역에서 40㎒ 폭을 LTE용으로 확보할 경우 추가적인 장비 투자 없이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대역 LTE는 기존 LTE에 비해 속도가 2배 더 빠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런 방식으로 이 대역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나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에서 20㎒ 폭만 LTE용으로 쓰고 있다. 결국 경매에서 20㎒ 폭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주파수가 40㎒ 폭으로 확대돼 추가 장비 투자 없이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서로 떨어져 있는 20㎒ 폭 주파수 2개 대역을 한데 묶어 광대역 LTE를 서비스하려면 기지국에 장비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등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2.1㎓ 대역은 해외에서도 3G나 LTE용으로 많이 쓰이는 공통대역으로 국제 로밍과 단말기 호환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