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헤지펀드 요구 5개월 만에 분사 거부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이 분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퀄컴 특별이사회는 이날 수개월간 라이선스 사업과 칩 판매 사업으로 각각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만장일치로 “현행 사업 구조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원회 자문에는 골드만삭스와 에버코어 파트너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이 참여해 기업 구조를 검토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구조개선과 관련한 전방위적인 방안을 검토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의 사업 모델의 전략적 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다른 구조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회사는 분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퀄컴은 14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순이익은 감소하고 주가는 급락하면서 자나파트너스 등 주주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원성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칩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회사의 주요 고객사였던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프로세서를 차세대 스마트폰에 탑재하면서 퀄컴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여기에 퀄컴이 칩 판매와 특허 라이선스 사업을 병행하면서 고객사나 경쟁사와의 분쟁은 늘어났고 최근에는 반독점 문제로 미국과 한국 유럽 등 각국에서 조사를 받거나 벌금 철퇴를 맞으면서 기업구조에 대한 압력은 거세졌다.
당시 자나파트너스는 주가를 끌어올리려면 회사가 분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자나파트너스는 6명 정원의 퀄컴 이사회에 자사 소속 직원 2명을 앉히고 분사 방안을 강력히 추진했다. 그러나 퀄컴은 분사 방안 대신 자사주매입과 비용절감, 이사 영입 등 자나파트너스의 다른 요구를 이행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돌렸다고 WSJ는 지적했다.
한편, 회사는 12월에 마감하는 2016 회계연도 1분기에 반도체 출하량이 견고해 기존 전망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이날 회사 주가는 장중 4% 급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