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등은 없다.”
영원히 방송가 선두주자로 머무를 것만 같았던 지상파 채널들이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tvN과 JTBC가 방송가 트렌드를 이끄는 새로운 주자로 급부상했고, 이들은 올 한 해 지상파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높은 품질의 드라마와 유행에 민감하고 신선한 예능프로그램의 탄생, 과감한 편성 도전과 더불어 TV외 기기를 통한 영상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tvN과 JTBC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높아졌다. 반면, 지상파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성까지 두 방송사에 밀리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드라마·예능 모두 부진했던 KBS = KBS는 올해 드라마와 예능 모두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드라마의 경우 ‘프로듀사’와 ‘부탁해요 엄마’ 외에는 성과를 거둔 작품이 없다. 그나마 하반기에 ‘오 마이 비너스’, ‘장사의 신 객주 2015’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올 한해 KBS에서 방송된 월화드라마는 ‘힐러’, ‘블러드’, ‘후아유-학교2015’, ‘너를 기억해’, ‘별난 며느리’, ‘발칙하게 고고’ 등이 있다. 이 드라마들 모두 평균 시청률 1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발칙하게 고고’는 평균 3.4%를 기록했다. 수목드라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장사의 신 객주 2015’를 제외한 ‘왕의얼굴’, ‘어셈블리’, ‘복면검사’ 등은 저조한 시청률을 거뒀다.
예능국도 ‘두근두근 인도’, ‘용감한 가족’, ‘나를 돌아봐’, ‘레이디 액션’, ‘미녀와 야수’ 등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시도했지만 모두 큰 반응은 얻지 못했다. 또한 KBS 장수 예능프로그램이자 원조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개그콘서트’는 시청률 10%대가 붕괴되면서 위기론에 휩싸였다. 그나마 ‘해피선데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 2일’이 기복 없이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예능국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무난히 한해 보낸 MBC = ‘드라마 왕국’이라는 말은 무색했지만, 그래도 방송 3사 중 올해 드라마와 예능 모두에서 무난한 성적표를 얻었다. MBC의 주말드라마 대박 행진은 올해도 이어졌다. 상반기 ‘장미빛 연인들’, ‘전설의 마녀’가 평균 시청률 20% 후반~30% 초반대를 기록했고, 하반기에는 ‘내 딸 금사월’이 30%대를 돌파하며 KBS 2TV ‘부탁해요 엄마’와 주말드라마 시청률 1위를 경쟁하고 있다. 비록 ‘막장드라마’라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MBC 드라마국의 시청률 효자들이었다.
수목드라마도 사정은 괜찮았다. 상반기 ‘킬미 힐미’와 하반기 ‘그녀는 예뻤다’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면서 MBC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MBC도 월화드라마의 부진은 면치 못했다. 50부작으로 편성된 ‘화정’과 ‘화려한 유혹’ 모두 평균 10%의 시청률을 넘지 못했다.
반면 예능에서는 빛을 발했다.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일밤-복면가왕’이 동시간대 편성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꺾으며 그간의 설움을 씻어냈다. 또한 1인 방송의 콘텐츠를 차용해 신선함을 안겨준 ‘마이리틀텔레비전’이 시청률과 더불어 화제성까지 인정받으면서 지상파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거뒀다.
△드라마는 웃고 예능은 울었다 SBS= S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드라마 성적이 좋았다. 사극, 사회 풍자극. 장르물 등 다양한 장르로 편성됐던 월화드라마는 ‘미세스캅’을 비롯해 ‘펀치’. ‘풍문으로 들었소’, ‘상류사회’, ‘육룡이 나르샤’까지 모두 관심을 받았다. 수목드라마도 최근 종영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을 제외하고는 ‘가면’, ‘냄새를 보는 소녀’, ‘용팔이’, ‘리멤버 아들의 전쟁’까지 모두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한 SBS 드라마 성적표에도 아쉬운 점은 존재했다. 주말드라마에서 늘 KBS와 MBC에 밀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조기 종영된 ‘내 마음 반짝반짝’을 시작으로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너를 사랑한 시간’ 등이 줄줄이 참패했고, 현재 방송 중인 ‘애인있어요’는 화제성은 높으나 여전히 시청률 8%의 고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능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 생성과 더불어 장수 예능으로 고정 시청률을 잡겠다는 전략을 펼쳤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아빠를 부탁해’, ‘불타는 청춘’,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썸남썸녀’ 등이 정규편성됐지만 ‘아빠를 부탁해’와 ‘썸남썸녀’는 1년을 버티지 못한 채 종영됐다. 그나마 ‘불타는 청춘’과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자리를 잡은 상태다.
SBS의 장수 예능으로 손꼽히는 ‘런닝맨’은 중화권에서는 인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동 시간대 3위 자리를 면치 못했다. 또한 야심차게 돌아온 ‘스타킹’도 휴식기를 가지며 시청률 반등에 도전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드라마‧예능 모두 활짝 웃은 tvN = 올해는 tvN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에서 나영석 PD와 신원호 PD의 쌍끌이가 눈에 띄었다. 예능에서 나영석 PD는 올 한해만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 1,2’와 ‘삼시세끼 정선편 시즌2’.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까지 줄줄이 히트시켰다. 이어 온라인 ‘신서유기’까지 대박을 터뜨리면서 ‘tvN 공무원’이라는 호칭까지 듣게됐다. 특히 ‘삼시세끼 어촌편’은 지상파, 종편을 모두 포함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또한 tvN은 이밖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과감한 도전으로 예능의 트렌드를 이끌었다. 수많은 쿡방 예능들 사이에서도 ‘집밥 백선생’과 ‘수요미식회’를 성공시켰고, 로봇이 시골집에 내려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모습을 그린 ‘할매네 로봇’, 유세윤, 장동민, 이상민, 유재환 등이 각자 프로그램을 기획해 방영하는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등 새롭고 독특한 tvN 만이 도전할 수 있는 예능을 창조해 내 주목받았다. 이밖에도 고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던 ‘코미디 빅리그’, ‘명단공개 2015’, ‘현장토크쇼-택시’도 매회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받았다.
드라마의 파급력도 대단했다. ‘금ㆍ토는 tvN’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매주 금ㆍ토 저녁시간은 ‘tvN’의 시간으로 자리잡았다. tvN이 금ㆍ토 드라마를 만들기 전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에 방송되는 드라마는 없었다. 그러나 과감한 편성 전략으로 금ㆍ토 드라마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미생’을 시작으로 그 신드롬이 입증됐으며, 후반기 ‘오 나의 귀신님’을 시작으로 ‘두 번째 스무살’, 최근 ‘응답하라 1998’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응답하라 1998’은 연일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tvN 금ㆍ토드라마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종편채널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 보인 JTBC = 4개의 종합편성채널 중에서는 JTBC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JTBC는 ‘냉장고를 부탁해’로 지난해에 이어 쿡방 열풍을 열기를 이어갔고, 더욱 막강해진 ‘히든싱어 시즌4’를 발표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최근 출연진 교체로 힘입은 ‘님과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과 국민MC 유재석의 종편행으로 화제를 모았떤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신선한 동물 예능 ‘마리와 나’ 등이 서서히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드라마에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라스트’, ‘디데이’ 등 지상파에서는 제작하기 힘든 반사전제작 방식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제작하며 드라마 역사의 한 획을 그엇고, ‘송곳’도 대중적이진 않지만 마니아 층의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개국 당시 방송했던 ‘빠담빠담’을 과감히 재편성해 웰메이드 드라마의 진가를 재확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