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약값 뻥튀기’ 논란의 마틴 쉬크렐리(32)가 이끄는 제약회사 칼로바이오스 파마슈티컬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칼로바이오스는 델라웨어 주 법원에 파산법 챕터11에 의거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회사는 100만~1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사의 자산은 물론 법적 책임을 법원에 의탁하게 된다. 회사의 이번 조치는 최고경영자(CEO)인 쉬크렐리가 증권사기 혐의로 구속되고 나스닥 상장폐지 등 악재가 겹친 이후에 나온 것이다.
쉬크렐리는 지난해 12월 17일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사기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 2011년 자신이 설립한 헤지펀드 MSMB캐피탈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부당하게 빼돌려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FT는 쉬크렐리가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저지른 사기행각은 ‘폰지사기’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쉬크렐리는 그간 거짓말로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새 투자자들을 모집해 받은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익금이라며 돌려주는 등 투자금 돌려막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초기 투자를 한 후에도 MSMB가 실제로는 손실을 내고 있었음에도 사실과 다르게 큰 이익을 냈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이들 투자자가 MSMB펀드의 환금을 요구하자 쉬크렐리는 자신이 운영하던 레트로핀의 현금과 주식을 유용해 환불해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같은 혐의로 그를 제소한 상태다. FT는 쉬크렐리의 혐의가 입증되면 최대 20년형을 구형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나스닥은 지난달 18일 칼로바이오스에 상장 폐지 결정을 통보했다. 회사의 최대주주인 쉬크렐리의 민형사 소송과 기한 내 미제출한 실적보고서가 상장 폐지의 이유였다. 상장폐지 나흘 후 쉬크렐리는 500만 달러의 보석금으로 체포 신세는 면하게 됐지만, 회사는 증시 상장폐지에 이어 파산보호 신청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공중분해되게 됐다.
그는 앞서 지난 8월 시판된 지 62년 된 항생제 다라프림의 소유권을 자신이 운영하는 제약사 튜링을 통해 사들인 뒤 한 알 당 가격을 13.50달러에서 750달러로 55배나 올려 비난을 받았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까지 나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당시 쉬크렐리 CEO는 더 많은 이들이 구입할 수 있는 지점까지 가격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으나 실세로 가격을 낮추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