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스마트폰이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글로벌 단말기 제조업체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던 과거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정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단말기 상한선이 33만원으로 정해지면서 단말기 가격이 비교적 높아졌다. 여기에 불황이 길어지면서 고가 단말기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여기에 중국산 스마트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가성비가 높아졌다. 단말기 제조원가가 높은 국내 단말기 대신 비용 부분에서 부담이 덜한 중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약진을 이끌고 있는 업체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1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팔아 삼성,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로 올라선 기업이다.
화웨이는 지난달 LG유플러스와 단독 계약을 체결, 초저가 단말기인 ‘Y6’를 출시했다. Y6는 판매시작 보름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7일부터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Y6의 온라인 광고를 포털사이트와 유튜브에서 시작했다.
Y6는 SK텔레콤 ‘루나’와 KT ‘갤럭시J7’을 겨냥한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Y6 출고가는 국내 스마트폰 중 최저가인 15만4000원이다. 월 3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13만4000원의 공시 지원금과 2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공짜폰이다.
화웨이가 2014년 말에 국내 시장에 선보인 스마트폰 ‘X3’가 부진했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1년 만에 시장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의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국내 제품과 성능면에서 크게 차이가 없다는 분위기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도 월등한 만틈 앞으로 중국 스마트폰은 향후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도 지난해 말부터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온라인 오픈마켓인 11번가가 구매대행 형태로 판매한 샤오미의 스마트폰 ‘홍미노트3는 1만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도 지난 4일부터 KT와 프로모션(판매촉진 행사) 제휴를 통해 해외 구매대행 방식으로 홍미노트3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현재 KT 측이 “판매에 필요한 법률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연 판매를 잠정 보류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현재 온라인을 통해 “가성비가 뛰어난 홍미노트3 판매를 재개해야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제품의 인기 이유를 실속형 제품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서둘러 실속형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TG컴퍼니와 보급형 스마트폰 루나를 출시해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설현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루나폰은 지난해 출시 석달만에 15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KT도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와 함께 갤럭시 J7을 출시, 판매 5일 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6’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K시리즈’를 공개했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확대되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