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숲’ 시대 아픔 아우른 지성 편히 쉬세요

입력 2016-01-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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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교수 영결식

▲‘시대의 지성’ 고(故) 신영복 교수의 영결식 날인 18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항동 성공회대에 신 교수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8일 오전 11시 자신이 재직했던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영면에 들었다.

신 교수는 지난 2014년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흑색종을 진단받고 2년여 동안의 투병생활 끝에 지난 15일 밤 10시 향년 75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경남 밀양 출신인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육사 교관으로 복무하며 경제학을 가르쳤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 넘게 복역하던 고인은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고, 같은 해 감옥에서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썼던 엽서와 글들을 모은 옥중 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펴냈다.

이후 고인은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 사회과학입문, 중국고전강독을 강의하며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1·2’, ‘강의-나의 동양 고전 독법’, ‘처음처럼’, ‘변방을 찾아서’ 등의 책을 출간했다.

2006년 성공회대에서 정년퇴직한 뒤에도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2014년 암 진단을 받고 그 해 겨울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에서 내려왔다.

고인의 암 투병 소식은 지난해 4월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단 유작 ‘담론’을 출간하며 공개됐다. ‘담론’ 발간 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고인은 지난해 7월 제19회 만해문예대상을 받으며 “이번의 수상은 나로서는 기쁜 것이기보다는 상처가 되살아나는 아픔이었다. 행여 모순의 현장과 아픔의 유역을 비켜가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는 상을 받기보다는 벌을 받는 것으로 일생을 끝마치려고 하고 있기도 한다”는 수상 소감을 통해 투병 중인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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