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서영우-원윤종, 봅슬레이 100년 역사 깨트려… 평창까지 ‘쾌속질주’

입력 2016-01-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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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5차 대회에서 서영우(사진 왼쪽), 원윤종이 1,2차 합계 1분43초41로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연합뉴스)

2010년 썰매가 전복되는 굴욕을 맛봤던 원윤종(31ㆍ강원도청)-서영우(25ㆍ경기도연맹)가 6년 만에 세계 봅슬레이 정상에 올랐다.

한국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국가대표 원윤종, 서영우는 23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5차 대회에서 1,2차 합계 1분43초41로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아 선수가 봅슬레이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가 공동 1위, 0.01초 뒤진 러시아가 3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이번 금메달로 세계랭킹 1위에 올라 한국 봅슬레이 역사를 새로 썼다. 24일 같은 곳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에서는 9위(1분43초54)에 그쳤지만, 랭킹포인트 1153점으로 1위를 지켜냈다.

두 사람은 100년간 유럽과 북미 국가 선수들이 굳게 지키고 있던 세계 봅슬레이 역사를 6년 만에 깨트렸다. 원윤종과 서영우가 처음 봅슬레이 국제 대회에 출전한 것은 지난 2010년 미국 유타 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북아메리카컵이다. 첫 출전에서는 썰매가 전복돼 트랙의 얼음이 깨져 대회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두 선수는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후 원윤종과 서영우는 끊임없는 훈련을 계속해왔다. 비록 처음에는 다른 선수들이 사용하던 중고 썰매를 사용하는 등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았지만, 스피드를 끌어 올리기 위해 75kg이던 체중을 110kg까지 불리는 등 노력을 계속해왔다. 매일 윗몸 일으키기 1000회, 반복 스쿼트 등 근력 운동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2013년부터는 처음으로 네덜란드산 새 썰매를 사용하게 됐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의 도움을 받아 경기 영상을 분석해 보완할 점을 찾아내고, 신체 부위별 근육량을 측정해 효과적인 훈련법을 연구했다. 결국 지난해 세계선수권 5위에 올랐던 두 선수는 올 시즌 월드컵 1, 2, 4차 대회 동메달을 따내며 파란을 예고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고(故) 맬컴 로이드 코치의 도움도 컸다. 40년 이상 세계 각지에서 봅슬레이 선수들을 지도한 로이드 코치는 전 세계 주요 대회 트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두 선수에게 공략법을 전수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두 선수는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뻗어 로이드 코치를 추모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들은 시상식에 함께한 로이드 코치의 아내를 끌어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이 자리에서 로이드 코치의 아내는 두 선수에게 특별 제작한 메달을 선물했다. 앞면에는 ‘평창 금메달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적혀있고, 뒷면에는 ‘로이드 코치가 지도한 것을 잘 새겨 좋은 성적을 거둬달라’는 부탁이 담겨있었다.

두 선수의 활약은 평창 올림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가 코스 공략법을 누구보다 바르게 파악하고 반복 연습할 수 있는 홈 코스의 이점을 살리면 평창 올림픽 금메달도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예측한다. 현대자동차 역시 두 선수를 위해 맞춤형 썰매를 지원한다. 이들은 오는 27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유럽컵 대회에서 바로 새 썰매의 실전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앞으로도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썰매 개선작업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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