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도시, 보스턴. 이곳에는 하버드와 MIT가 있고 노엄 촘스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드루 파우스트, 석지영 등과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가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 석학들은 이미 ‘자기 자리를 찾은 사람들’이며 세계를 이끄는 리더이자 미래의 설계자다.
저자인 양영은 KBS 기자는 MIT에서 2년, 하버드에서 1년의 시간을 석학들과 함께 보냈다. 그는 학생과 연구원 자격으로 수많은 강의를 들으면서, 문득 석학들의 강의실 밖 생각이 궁금해졌다. 왜 이 일을 하는가? 당신 삶을 지배하는 궁극의 생각은? 어떻게 창의적인 생각을 만드는가? 등등. 보스턴의 석학들은 강의와 연구 시간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학생들에게 할애하기에 인터뷰 요청에 응해줬고, 그는 인터뷰를 통해 석학들의 생각을 집요하게 캐물을 수 있었다.
미디어와 예술에서 인문, 경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석학들의 메시지를 펼쳐놓으니 우리 사회 곳곳의 영역에서 꼭 필요한 가치들이 촘촘한 그물망처럼 포진해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평범한 일상에서 어떻게 그토록 특별한 가치와 실천이 나오는 것일까?
생각의 방식은 다르지만 그들이 목표로 하는 바는 공통적이었다. 바로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의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됐으며 무엇을 향해 발휘되는지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석지영, 무한한 호기심과 ‘생각의 렌즈’로 자신 안의 창조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네리 옥스먼, 실패를 감수하면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프라나브 미스트리 등. 이들은 말한다. ‘자신 안에 숨겨진 자질과 열정을 발견하고 키울 수 있다면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고.
'나를 발견하는 시간'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석학 16인이 전하는 실천적 생각법이다. ‘노엄 촘스키가 이 시대의 아픔과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 노력하는 이유는?’, ‘앤 스위니가 디즈니 회장직을 내려놓고 현업을 택한 까닭은?’, ‘에릭 슈미트가 실패의 경험을 높이 사는 이유는?’처럼 석학들이 세계적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묻고,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시대에 필요한 가치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세상과 공유하면서 성숙해가고 있었다. 양영은 기자는 그들이 사는 방식, 사고하는 방식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평범한 가치를 특별하게 실천하는 삶’을 이 책에 담았다. 이제는 그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는 것이 모두의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인터뷰어는 인터뷰이의 삶과 사상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이는 곧 철저한 준비와 연구가 성공적인 인터뷰의 기본이라는 뜻이다. 양영은 기자는 철저한 준비로 다듬어진 질문을 통해 인터뷰이의 사상과 삶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인터뷰이에게 ‘당신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으니 허튼 답변은 삼가주세요’라는 은근하지만 강한 메시지가 느껴지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양영은 기자의 인터뷰에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혹은 스토리라인이 있다. 논리의 끈을 거머쥐고 집요하게 매달려서, 두고두고 인용할 명구를 끄집어낸다. 삼성의 천재 ‘디자이지니어’ 프라나브 미스트리로부터 “나에게는 ‘변화한다’는 것만이 변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경영학의 구루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로부터 “100%보다 98%가 훨씬 어렵다”는 멋진 충고를 얻어내기도 한다.
훌륭한 인터뷰는 책과 강연에서 접하지 못한 내면 깊숙한 곳 또는 아예 마음 뒤편에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그러자면 때론 각본에 있는 질문이 아닌, 엉뚱하고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제 준비된 인터뷰어가 이끌어낸 석학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