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닛테쓰스미킨(新日鐵住金)이 4위 닛신세이코(日新製鋼)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철강업계는 신닛테쓰스미킨과 JFE스틸, 고베스틸 3강으로 재편된다.
신문에 따르면 신닛테쓰스미킨은 닛신세이코 주식의 절반을 인수해 자회사화 한다.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세계 철강 시황이 악화하면서 생산 설비 통합으로 비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신닛테쓰스미킨은 닛신세이코 지분 8.3%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중간 제품을 상호 공급하는 등 제휴 관계에 있으며, 신닛테쓰스미킨의 전신인 신닛폰세이테쓰(新日本製鐵, 신일본제철) 시절엔 사장을 닛신에 파견하기도 했다. 양사의 통합으로 신닛테쓰스미킨 자회사인 신닛테쓰스미킨 스테인리스와 닛신의 스테인리스강 일본 시장 총 점유율은 약 50%로 최대 규모가 된다. 신닛테쓰스미킨은 자동차용 강판 등 주로 철강 제품 전반을 취급하고, 닛신세이코는 건설용 강판과 스테인리스재,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에 강하다. 중복되는 부문도 있는 만큼 사후 통합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양사의 통합은 향후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후 이르면 내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닛신세이코의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신닛테쓰스미킨이 주식 공개매입(TOB)을 통해 지분율을 51%까지 추가로 늘릴 경우 인수액은 500억 엔이 될 전망이다.
양사가 재편을 단행한 건 중국발 시황 악화가 배경에 있다. 지난해 세계 조강 생산량은 16억2280만t. 이 가운데 중국이 8억383만t으로 약 50%를 차지했다. 지난 10년간 생산량은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중국이 경기 둔화로 수요가 정체, 남은 제품을 동아시아 시장에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중국의 수출량은 1억1000만t으로 일본의 2014년 생산량인 1억515만t을 웃돈다.
신닛테쓰스미킨은 오는 3월 지바현에 있는 기미쓰제철소, 2019년 기타규슈의 하치만제철소 오구라지구에서 고로 가동을 1개씩 중단하고 가동률을 높일 방침이다. 닛신세이코와 손잡으면 고로 등 상 공정 외에 스테인리스 강판과 표면처리 강판 생산 등 하공정에서도 설비를 집약할 수 있어 생산을 효율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 철강업계는 아르셀로르미탈과 같은 거대 기업의 탄생과 중국 세력의 대두 등 국제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집약이 진행되고 있다. 2002년 NKK와 가와사키제철이 통합해 JFE홀딩스가 출범했고, 2012년에는 신닛폰세이테쓰와 스미토모금속공업이 합병해 현재의 신닛테쓰스미킨이, 닛신세이코와 닛폰킨조쿠코교가 통합해 닛신세이코가 각각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