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여성기관&단체를 찾아]③한국여성단체협의회…명실상부한 여성단체 구심점

입력 2016-02-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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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곳 500만 회원

▲2015년 열린 제50회 전국여성대회. 사진제공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여성들에 대한 사회 통념 중 하나는 모여서 함께 행동하기보다는 개별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란 명제가 ‘참’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명제는 반도 맞지 않는다. 민간이든 관료 조직이든 일하고 있는 여성의 비중은 적지 않다. 일면‘남성화된 여성’이 남성들과 더 잘 공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여성들의 적이란 건 편견. 전체 여성들의 연대력을 보면 결코 약하지 않다. 물론 구심점은 필요하다.

사단법인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은 지난 1959년 12월 설립됐다. 처음엔 8개 단체만 회원이었지만 반세기도 더 지난 2016년 현재 65개 단체, 약 500만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여성 단체들의 구심점이다.

초기에는 아무래도 우리나라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여성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코자 활동하기 시작한 여협은 1960년 세계여성단체협의회(세계여협:ICW)에 가입했다. 매년 열리는 여협 총회에서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권리 확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적 기반이라고 보고 대 국회 및 대정부 정책 제안을 내놓고 있다. 세계여협도 지난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의 활동 주제가 ‘여성의 역량 강화를 통한 사회변혁’이다. 아직까지 이 지구상에서 여성이 온전하게 인격체, 능력체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해에는 오랫동안 여협을 이끌어 온 김정숙 회장이 ICW 회장에 선출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현재 한국 여협은 오랫동안 여성 정책의 씽크탱크 역할을 해 온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출신인 최금숙 회장이 이끌고 있다. 최금숙 회장은 ‘준비된(?)’ 여협 회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고시절부터 학생회장을 맡아 리더십을 키웠으며 논리적인 사고를 키우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이화여대에 진학, 법학을 전공했다. 출산과 육아로 잠시 단절됐던 시간을 딛고 끊임없이 여성계를 위해 일해 왔다. 지난 2011년부터 여협 회장이 되기 직전까지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으로서 여성 정책 제안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여협은 기반을 탄탄히 다져왔다. 여성계에서는 1995년 9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4차 여성대회를 여성 발전사에 있어 획기적인 계기로 본다. 유엔(UN)이 1976~1985년을 ‘유엔여성 10년’으로 선포하고 양성평등 실현 노력을 기울인 것이 1985년 나이로비 대회와 북경 대회를 거치며 행동강령으로 비로소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 제정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여성부가 신설됐고 국회 여성위원회가 발족했으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세워져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고 사회 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저변이 넓어졌다. 여성 인권을 위해 성폭력특별법과 가정폭력특별법, 성매매방지법 등도 제정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가 도출됐다.

여협은 이런 법 제도적 기반이 유지, 발전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치 참여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최금숙 회장은 국회의원 지역구 공천 시 30%는 여성으로 하자는 제안을 놓고 1만명 대국민 성명을 받아 여야 대표를 만나 전달하기도 했다. 자칫 남성이 역차별받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올 수 있지만 지금은 ‘할당제’를 통해서라도 여성 참여를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 의원은 15.7%(47명)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선 공직선거법 개정과 함께 각 당의 당규에는 이미 명시돼 있는 여성 정치참여 확대 방안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여협은 특히 오는 4월 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이를 위한 목소리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여성들에 대한 교육에도 열심이다. 취업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에서부터 리더십 교육까지 범위가 넓다. 연 2회씩 글로벌 여성 리더십 아카데미와 여성 단체장 연수 및 임원 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여성단체 실무자들은 모바일을 통해서도 교육하고 있다. 1998년 문을 연 용산 ‘일하는 여성의 집’을 통해 직업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와주며 취업 알선도 실시한다. 국민적 관심사인 통일에 대비한 여성들의 역할에 방점을 둔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여성 관련 의제를 개발하고 여성의 역할을 강화하는 사업 ‘여성과의 동행, 평화통일로의 직행’은 이런 움직임이 구체화한 것. 해마다 열려 지난해 50회를 맞은 전국여성대회도 이런 노력을 담아 ‘여성, 사회변혁을 이끌다-한반도 평화통일, 여성의 힘으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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