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로 휴장했던 상해 증시 내주 개장 악재 반영 가능성 커 환율도 상승세 이어갈 듯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휴장했던 일본 증시가 폭락했고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등 대내외 금융시장에서 리스크오프(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된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주말 채권시장에서 대량 매도했던 외국인의 역송금 수요가 이어졌다. 위험회피 심리와 수급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환율시장 저변에 상승과 하락압력이 겹치고 있다고 봤다. 다만 리스크오프 모드가 더 큰데다 다음주 춘절연휴로 휴장했던 상해증시가 열린다는 점에서 원/달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상해증시가 그간의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국내증시도 좀처럼 상승반전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2원 상승한 1211.7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일 1219.3원 이후 최고치다. 마감가가 장중고점이었다. 장중저점은 1200.0원이었다. 이날 환율은 밤사이 하락한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을 반영해 1200.1원에서 출발했었다.
시중은행이 한 외환딜러는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여전한 모습이다. 휴장했던 일본 니케이시장이 개장하자마자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1200원을 저점으로 상승압력을 받았다. 오후들어서는 외국인 역송금 수요가 유입되면서 1210원마저 돌파하며 장중 최고치로 마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위아래로 움직일 재료가 충돌하고 있다. 달러/엔이 많이 빠지면서 추가상승이 버거운데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석되고 각국 중앙은행이 부양에 나서고 있는 점은 위축을 제어할 요인이다. 반면 기본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가하락에 금융불안이 지속되면서 리스크오프 분위기라는 점은 상승 요인”이라며 “다만 상승 요인이 더 많아 보인다. 숏(달러매도)은 빨리 커버하는 반면 롱(달러매수)는 길게 가져가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 외환딜러도 “미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었는데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 외국인 채권 매도자금이 연일 유입되고 있고 실수요 자금도 들어오면서 수급이 환율을 끌어올렸다”며 “일본증시도 5% 가까이 빠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보니 리스크오프 모드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주는 춘절 연휴로 휴장한 상해증시가 열린다. 그간의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증시가 쉽게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서울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41%(26.26포인트) 급락한 1835.2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8월24일 1829.81 포인트 이후 6개월만에 최저치다. 코스닥도 6.06%(608.45포인트) 급락한 608.45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8%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일본주식시장에서 니케이225지수도 4.84%(760.78포인트) 급락한 1만4952.61을 보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4엔 떨어진 112.21엔을, 유로/달러는 0.0013달러 하락한 1.1304달러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