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열리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를 위한 자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재영 사장이 사표를 던져버렸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오후 이재영 LH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퇴의사를 밝히며 LH본사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지난 2013년 6월 통합 LH 2대 사장으로 취임한 뒤 2년 8개월만이고 국토교통부 공직자로서 시작한지 37년만에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재영 사장은 퇴임식에서 “37년간의 공직생활 중 LH에서 보낸 2년 8개월이 가장 열정적으로 일했던 시간이고 칭찬받을 때 떠나는 것이 맞다”며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임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장의 임기가 겨우 4개월 남아있고, 그 동안 부채감축 등에 힘을 쏟는 등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오는 25일에는 일정을 연기한 끝에 LH출입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기로 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 수행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장의 사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LH 고위 관계자는 “1월달에 사의 표명했으며 오늘 사표가 수리됐다”면서 “연임 의사가 없어 조금 일찍 의사를 전달했지만 보통 사표 수리까지 2~3개월 걸리는데 이번에는 전격적으로 이뤄져 놀랬다”고 말했다.
때문에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에게 줄 카드로 제시하기 위해서 이 사장에게 사퇴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평소 올곧은 성품을 가진 이 사장이 “그럼 내가 깨끗이 물러나겠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LH 관계자는 "취임 초기 산적했던 경영현안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소진돼 재충전과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공공개혁의 지속적인 추진과 경영안정을 위해선 연초에 사임하는 것이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소 소신답게 1월말에 사의를 표명하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세간에서 제기한 의혹대로 정치권의 낙하산용 자리만들기라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 후 2대 사장을 맡은 이 사장의 성과가 적지 않았고 거대 공기업을 큰 잡음없이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후임 사장 인선에도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가 임명되든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공천 탈락자가 지명될 경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후임 사장 인선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토부와 LH는 조만간 사장추천 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임 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