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대 사기범 조희팔 일당이 돈세탁을 맡겼다가 떼인 돈을 회수하려고 중국에서 조선족 깡패까지 동원해 납치 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주필)는 특수공갈 등 혐의로 박모(4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0년 11월께 조희팔 최측근 강태용(55)의 부탁을 받은 국내 조직폭력배 송모(수배 중)씨 등과 중국으로 건너가 이모(42·구속)씨를 납치해 폭행하고 2억7천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중국에서 도피 생활하던 강태용이 이씨에게 돈세탁을 부탁한 것이 발단이 됐다. 수표로 된 조희팔 조직 범죄수익금 19억원을 돈세탁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이씨는 돈을 가지고 중국으로 몰래 달아났다.
이후 강태용은 국내 조력자를 통해 대구지역 두목급 조폭 송씨에게 '돈 회수'를 부탁했고, 송씨는 박씨 등과 중국으로 가 현지 조선족 조폭들의 도움을 받아 허난성 정저우에 숨어 있던 이씨를 찾아냈다.
이 과정에 전기충격기와 쇠 파이프가 사용되고 승합차로 이씨를 납치하는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박씨 등은 이씨를 중국 칭다오의 한 사무실로 데려간 뒤 한달여 동안 감금, 협박하면서 이씨 부모와 누나 등이 살던 집을 급매해 송금받고 이씨 소유 빌라 소유권 등을 넘겨받았다.
검찰은 일련의 범행 과정을 중국에 있던 강태용이 주변 인물을 통해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