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세 모자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소견을 토대로 제삼자의 범행 가능성을 배제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부검을 한 국과수는 경찰에 통보한 1차 구두소견에서 "큰아들 김모(25)씨에게 '주저흔'이 나왔지만 어머니 양모(54·여)씨와 작은아들(24)의 시신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저흔이란 흉기로 자살을 시도할 때 한 번에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고 여러 번 찌를 때 생기는 상처다.
따라서 주저흔이 큰아들에게만 발견된 상황을 감안할 때 어머니, 작은아들 순서로 살해된 후 가장 마지막에 큰아들이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론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가족 간 다툼 끝에 벌어진 참극으로 결론 내렸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서로 흉기를 들고 다툰 상처가 있고, 사건 현장이 내부에서 잠겨 있었던 점 등도 이러한 결론을 내린 근거다. 어머니는 흉기를 잡은 흔적이 없었다.
다만, 여전히 아들 중 누가 어머니를 살해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작은아들이 큰아들에게 살해된 것은 확실하지만, 큰아들의 치명상이 작은아들이 가한 것인지 스스로 낸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경찰은 2주 후 나오는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와 지문·혈흔 감식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왜 다툼이 일어났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의 최종 결과가 나오더라도 사건의 정확한 경위가 파악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당사자가 모두 사망했으므로 국과수 결과를 고려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