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DLP·QDII2 등 상하이자유무역구 내 두 개 프로그램 시행 중단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하락과 증시 폭락 등으로 자본유출 불안이 높아지자 자국인의 해외투자를 허용하기로 한 정책 시행을 미뤘다.
중국 금융당국은 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 내 자본시장 자유화를 위해 추진했던 두 개의 해외투자 허용 프로그램 시행을 중단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 25일자 기사에서 2015년 중국의 자본유출이 1조 달러(약 1237조원)에 달해 2014년의 1343억 달러에서 7배 이상 늘어났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에 진출한 블랙록과 애버딘자산운용 등 외국자산관리업체들이 중국 부자고객들에게 자사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적격국내유한책임투자자(QDLP) 시행을 미루고 있다. 블랙록과 애버딘은 지난해 중국 정부로부터 QDLP 승인을 받았으나 일부 건에서 대해서는 쿼터를 6개월 이상 못 받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업체 Z-벤어드바이저스는 지난해 7월 글로벌자산관리업체 7곳이 승인을 받았지만 아무도 사업에 필요한 쿼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외환관리를 총괄하는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자격을 갖춘 자국의 개인투자자가 해외증시와 채권 등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적격국내개인투자자제도(QDII2) 시행을 연기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공식적인 방침은 아니지만 제도 시행이 미뤄지는 것은 확실하다”며 “이는 자본유출을 통제하려는 SAFE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AFE는 자본유출 통제를 위해 다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외국은행 3곳의 외환사업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또 적격국내기관투자자제도(QDII)에 대해서도 쿼터 발행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QDII는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자본시장 투자를 허용하는 제도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중국 정부의 이런 통제를 계속 용인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는 3월 5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중국은 세계 2위 경제국으로서 글로벌 경제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국은 전인대 결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왕양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국은 좀 더 시장에 기반한 환율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며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