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안이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가는 현장 중심 리더다. 글로벌과 실용으로 요약되는 이 부회장의 경영스타일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와 책임경영으로 구현되며 ‘새로운 삼성’ 안착에 기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새해 첫 행보도 현장이었다. 올해 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시무식에 참석하는 대신 삼성 계열사를 둘러봤다. 경기도 용인과 수원의 삼성전자 각 사업부와 삼성 부품사를 비롯해 금융 계열사,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둘러보고 간담회를 가졌다. 사업 현안을 챙기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다.
앞선 11월에는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를 방문했다. 업황 불황으로 실적이 부진한 삼성중공업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더불어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함이다.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도 현장을 방문해 힘을 실어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평택 반도체공장 기공식에, 12월 인천 송도 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하는 주력 사업이며 바이오는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이다.
글로벌 사업 현장도 수시로 찾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삼성 IT 혁신의 전초기지인 미국 실리콘밸리 SSIC(삼성전략혁신센터)와 SRA(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방문했다. 이어 사업 현황 점검차 4월과 6월에는 미국으로, 5월에는 유럽으로 출국했다.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도 잇따라 만나며 삼성의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2월 글로벌 카드사 CEO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3월 창쩐밍 중국 CITIC그룹 동사장과 만나 양사 간 금융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카드를 포함한 금융은 이재용 부회장이 꼽은 삼성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특히 자체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삼성 페이’는 국내외 카드사 및 금융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자결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어 하반기 지오바니 카프리오 BMS CEO 미팅, 코닝 경영진 만찬, 랜들 스티븐슨 AT&T 회장, 조 케저 지멘스 회장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경영진과 만나 글로벌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만나 삼성 모바일 사업의 돌파구인 ‘VR(가상현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MWC 2016’ 개막 하루 전인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을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소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함께 VR기기용 카메라 ‘기어 360’을 공개하며 VR 시장 선두 지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는 갤럭시S7 언팩 행사 무대에 올라 “차세대 핵심 플랫폼은 VR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모바일 하드웨어와 페이스북의 VR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세계 최고의 VR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