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트렌드 멀티캐스팅③] 흥행 훔친 ‘도둑들’ㆍ몸값 달린 ‘설국열차’ㆍ역풍 맞은 ‘역린’

입력 2016-03-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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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20억ㆍ‘설국열차’ 86억…출연료 비중 전체예산 20% 넘어

▲영화 ‘도둑들’, ‘설국열차’, ‘역린’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한 사람당 50만명만 책임지면 500만 관객이 되는 겁니다.” 영화 ‘도둑들’이 개봉하기 전 김혜수가 한 말이다.

멀티캐스팅은 흥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건이 됐지만, 반대급부도 있다. 바로 스타들의 출연료다.

대표적인 멀티캐스팅 영화인 ‘도둑들’은 총 110억원의 투자 비용 중 약 20억원이 출연료로 사용됐다. 배우 김윤석 6억원, 전지현 3억8000만원, 김혜수 3억7000만원, 김수현이 8000만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도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등 할리우드 명배우의 멀티 캐스팅과 해외 로케이션 등으로 총 437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이 중 전체 예산의 20%인 약 86억원이 배우들의 출연료로 쓰였다.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 김수현 등이 출연한 드라마 ‘프로듀사’도 대표적인 멀티캐스팅 드라마로 꼽힌다. 회당 4억원 가량으로 알려진 제작비 중 톱스타들의 출연료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게 방송가의 전언이다.

한 영화 투자배급사 담당자는 “멀티캐스팅을 하게 되면 제작비에서 큰 비중으로 사용되는 것이 출연료”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티 캐스팅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 모은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싼 출연료를 들여서 많은 주연급 캐스팅을 하는 것이 곧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주연배우의 등장이 극의 흐름을 망칠 수 있다.

영화 전문가들은 대표적 사례로 영화 ‘역린’을 들었다. 이 영화는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박성웅, 김성령, 한지민 등 7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400만 고지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했다. 과감한 멀티캐스팅을 준비했지만, 흥행에 실패한다면 제작사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부작용은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로 제작비가 상승하면서 스태프나 단역배우들의 처우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멀티캐스팅으로 제작비가 상승하게 되면 제작사는 다른 부분의 비용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상덕 대중문화 평론가는 “멀티캐스팅은 영화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종의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스타성으로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탄탄한 시나리오와 제대로 된 제작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고 스타성에만 의존하려 하는 작품은 흥행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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