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스타 배우 한 명만으로도 흥행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배우 간의 시너지가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최근하 쇼박스 홍보팀장)
황정민과 강동원의 장점이 섞인 영화 ‘검사외전’은 이성민, 박성웅, 김응수 등 존재감 있는 조연의 활약으로 더 깊은 매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내부자들’, ‘사도’, ‘암살’ 등 다양한 캐릭터가 호흡하는 영화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모두 한 명의 주인공이 아닌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 영화다.
최 팀장은 “예전에는 한 명의 톱스타가 이끄는 단순한 영화를 만들었다. 지금은 한 가지 스토리보다는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매력과 ‘그 캐릭터들이 어떻게 시너지를 갖는가’가 중요하다”면서 “그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중요한 배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캐릭터가 배신도 하고, 협력도 하는 등 서로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중요해진 만큼 각각 인상적인 배우를 섭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 특히 최 팀장은 “배우가 각자의 장점이 있지만 그 장점 하나만으로 영화를 끌고 가기에는 불안한 요소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부족한 부분을 다른 배우가 채운다면 더 완성도 높은 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멀티 캐스팅을 하면 관객의 눈길을 끄는 데 용이할 수 있다. 최 팀장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여러 매력이 필요하다. 한 배우로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데, 여러 배우를 섭외하면 각자 좋아하는 배우를 보기 위해 관객이 몰린다”면서 “여기에 각 배우의 호흡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도 있어 투자자나 제작들이 멀티 캐스팅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배우들도 멀티 캐스팅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내가 이 영화에서 톱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면, 이제는 ‘내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야 한다’란 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 최 팀장은 “(멀티 캐스팅은) 배우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 자기 혼자 영화의 흥행을 책임지고 이끄는 것이 아니라, 배우끼리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험성도 있다. 정상급 톱배우들을 섭외해 영화를 찍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또 다양한 배우들이 약 2시간 동안 한 영화에 모이는 만큼 배우들의 캐릭터를 살려야 한다. 최 팀장은 “시나리오 작가, 감독, 연출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제대로 영화를 만들려면 연출이 중요하다. 때문에 그 배우들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제작 단계에서 훨씬 집중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