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이정재·오달수 등 연기파 대거 출동…드라마는 ‘김수현 사단’
‘멀티캐스팅은 말 그대로 한 작품에 다수의 주연이 활약한다는 의미다. 전형적인 작품들이 대부분 남녀가 원 톱으로 극을 이끌어갔다면, 최근에는 다수의 스타들이 출연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 ‘도둑들’이 그 좋은 예다. ‘도둑들’은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오달수, 김수현 등 어느 작품에서 원 톱으로 세워도 손색이 없는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누가 주연이고, 누가 조연이라고 말할 것도 없이 모두가 작품에서 빛났다.
영화 ‘베를린’도 멀티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은 ‘베를린’은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등이 출연했다. ‘충무로의 블루칩’, ‘충무로의 흥행보증수표’라고 불리던 배우들의 조합에 영화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특히, 남북의 정세와 대치 현안을 현실감 있게 그리면서 대중에게 ‘울림’도 줬다. 이 작품은 재미와 감동에 그치지 않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지 로케이션도 마다하지 않았다.
‘7번방의 선물’도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지적 장애인을 연기한 류승룡과 ‘교도소 감방동기’ 오달수, 김정태, 정만식, 박원상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일찌감치 대박 작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 영화는 약 1281만명이 관람해 한국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6위에 랭크됐다. 일본군의 무자비한 폭력과 탄압에 항거하기 위한 암살단의 활약을 그린 ‘암살’도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등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드라마는 영화보다 멀티캐스팅의 효과를 제대로 본다. ‘화정’은 차승원, 이연희, 김재원, 서강준, 한주완 등 인기 배우와 정웅인, 김민서, 조민기, 강문영, 엄효섭, 박준규 등 개성파 배우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방영 중인 ‘그래, 그런거야’도 이순재, 강부자, 양희경, 노주현, 서지혜, 송승환, 정재순, 신소율, 홍요섭, 김해숙, 윤소이, 조한선, 정해인, 임예진, 남규리, 김정난, 왕지혜, 김영훈 등 일명 ‘김수현 사단’이 총출동했다. ‘스타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를 기용하기로 정평 난 김수현 작가 덕분에 대중은 주말마다 눈 호강에 기뻐하고 있다. 이밖에 ‘육룡이 나르샤’도 김명민, 유아인, 신세경, 변요한, 윤균상, 천호진, 정유미 등 신세대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기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멀티캐스팅은 다수의 주연이 나오기 때문에 흥행 가능성이 크고, 홍보에도 유리하다. 그동안 한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동반 출연에 대중은 열광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어느 한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만큼, 다소 산만해지고 몰입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스토리의 탄탄함과 연출의 중요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