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부의장 “인플레 현재 2% 목표로 진행 중” vs. 브레이너드 “미국 경제, 글로벌 리스크 예외 아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자국 경제 진단을 놓고 온도차를 보였다. 이에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격렬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연준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콘퍼런스 연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피셔 부의장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를 가리키는 필립스곡선을 거듭 옹호하면서 미국 고용시장 회복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필립스곡선이 매우 강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현재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물가 상승이 진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시장의 개선과 해외 경제 안정,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로 향하는 점 등을 들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강조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피셔 부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유럽과 일본에서 펼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서 “마이너스 금리가 유효하지 못하다는 주장은 아직 경험적인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글로벌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등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같은 날 별도 연설을 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생각은 피셔 부의장과 달랐다. 브레이너드 이사도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조만간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동의했지만 “미국 경제가 글로벌 리스크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며 “연준은 여전히 취약한 해외수요를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빡빡한 금융상황과 미약한 인플레이션 기대는 물가상승률과 미국 경제활동을 하강시킬 위험을 갖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전망이 분명해질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지난달 고용지표는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비농업 고용은 24만2000명 증가로 월가 전망인 19만50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1% 하락해 0.2% 오를 것이라던 예상을 벗어났다. 지난 1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7%를 기록했다. 연준이 FOMC 성명을 발표하는 16일 2월 CPI 상승률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