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고금리 저축은행 상품이 편입돼 14일부터 판매된다. 우리은행 ISA에는 저축은행 25개사 상품이,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ISA에는 각각 저축은행 1개사 상품이 담긴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을 비롯한 저축은행 25개사의 예금 상품을 자사 ISA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했다.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저축은행 고금리 예금 상품 활용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우리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와 포괄적 업무협약(MOU)맺고 우리은행 ISA에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담기로 결정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14일부터 저축은행 예금 상품이 포함된 우리은행 ISA에 가입할 수 있다"며 "다만 상품 편입 준비가 완료된 저축은행부터 순차적으로 상품 판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기업은행은 신한저축은행 예금 상품을, 신한은행은 IBK저축은행 예금 상품을 자사 ISA에 편입시켜 판매한다.
은행이 저축은행 상품 편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고금리 저축은행 상품을 편입시켜 고객유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금리(1.7~2.47%대)는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시중은행 예금 금리(1.14~1.9%대) 보다 최대 1.3%포인트 이상 높다.
하지만 수신능력이 충분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은행 ISA 편입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출상품이 아닌 예적금 판매는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며 "은행보다 예금금리가 높기 때문에 저축은행 예금상품 팔아주지 않아도 수신능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투자 이익만 높다면 수신액 늘리는 게 좋을 수 있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와 대출로 이익을 낼 수 없는데 수신액만 늘리면 뭐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참여 저축은행 일부는 ISA에 담긴 예금상품의 가입 한도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 판매 한도를 두지 않으면 예금 수신액 확대가 나중에 만기 도래 시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연 200~300억대로 가입 규모를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ISA편입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우리은행과의 ‘중금리대출 연계영업’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참여한 상황이다.
앞서 1월 우리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는 ISA 편입 외에도 중금리대출 연계영업에도 업무제휴를 맺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저축은행 예금상품으로 이득을 보는 만큼, 자사 대출고객을 저축은행 쪽에 적극 소개해줘해주야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