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면적 전환 촉구… "면세점 글로벌 경쟁력ㆍ경제활성화 기대"
지난해 신규 특허권을 획득한 면세점사업자들이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검토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서 기존 업체(롯데, SK 등)들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작년 7월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이 "새 사업자를 허용해야 한다"면 롯데와 SK 진영에 합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면 개방해 면세점간 경쟁을 촉진시켜 우수 업체들이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하고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면세시장의 진입장벽 자체를 완전 철폐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측은 "만약 현 상황에서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것이 법 개정 등 여러 제약 조건 때문에 단기간 내 어렵다면, 현행 허가제를 유지하되 운영의 묘를 살려서 운영능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상당수 기업에 대해 사업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신규 면세점사업자들이 공급과잉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 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회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 사장, 황용득 대표이사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등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정부의 시내면세점 신설안 추진에 대해 "새로운 사업자 출현은 면세점업게의 공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측은 "현실적으로 신규 면세점은 3~4개 이상은 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연말 사업권이 탈락된 롯데와 SK, 작년 7월 고배를 마신 자사를 비롯해 이랜드 등 4개 기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과잉은 과도한 우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무리한 진입이 이뤄지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현대백화점 측은 "전문 유통법인이 아니면 브랜드 유치 및 전문인력 확보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서울 시내면세점은 약 10개 정도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대백화점 측은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이라고 주장하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면세점 증가에 따른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선 서울 시내 면세점이 4~5개 가량 늘어나면 서울 시내 점포당 평균 매출이 5000억~6000억원 정도로 쇼핑의 쾌적한 환경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서, 우리나라 면세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 면세점 관광산업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또 강남지역에 신규 면세 사업권을 부여함으로써, 작년 말 면세점 사업자 재선정 결과 강북에 치우친 문제점을 보완하고, 강북과 강남지역의 면세 관광산업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번 기회에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상당수 허용할 경우 수 천명의 일자리와 수 천억 원의 투자가 유발되어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기존 면세 사업자들은 사업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면 업계 전체가 고사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권을 상실하고, 부활을 바라고 있는 롯데면세점ㆍSK네트웍스와 갈등을 빚으면서 면세점 업계는 롯데와 반(反)롯데 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16일 공청회를 통해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현행보다 최대 20배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요건 완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