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관전포인트] 부결… 폐기… 큰손에 눌린 ‘개미의 반란’

입력 2016-03-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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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권리찾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자리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도 실제 표결에서는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333개 상장사의 정기주총이 열렸지만 소액주주들이 낸 안건들은 대부분 부결되거나 자동 폐기됐다. 3월 2~4주 금요일, 비슷한 시간대에 주총이 대거 겹치면서 소액주주들의 표 집결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BYC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주당 4000원의 현금배당을 주주 제안 안건으로 냈다. 이사회는 주당 850원의 현금배당을 제안한 상황이었다. BYC 주주들은 회사의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하며 배당 증액을 요구했으나 결국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을 무력화하려는 정관 변경안이 등장하기도 했다. BYC 측은 정관 변경을 통해 감사위원회를 신설하는 안건을 내 주총에서 통과됐다. 이에 소액주주들이 제안한 감사 선임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

대한제당 주총에서도 감사를 2명 이내로 두도록 한 조항을 1인의 상근 감사를 두도록 변경한 안건이 통과됐다. 소액주주들이 비상근 감사 선임 건을 주주 제안하자 이를 무력화시키고자 손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삼성중공업 이사 보수 한도 삭감 건과 포스코강판 액면분할 건, 대웅 주식배당 건 등 소액주주들이 낸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에 오는 24일과 25일 남은 주총들에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모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매각 결정 번복으로 논란을 빚은 신일산업은 사내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 상정과 관련해 다수의 가처분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일방적인 매각 취소결정 등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25일 열리는 대우증권 주총에서도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대표는 “미래에셋이 인수 방안으로 삼은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며 “주총에서 미래에셋과의 합병안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힘을 갖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전자투표나 주총일자 분배 등으로 주주권 행사 환경을 갖추는 것과 동시에 단순 ‘투기’가 아닌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는 투자 문화로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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