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인 삼화페인트공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성공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년 만기인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삼화페인트공업이 전날 시행한 수요예측에 350억원 규모의 수요가 몰렸다. 이에 따라 삼화페인트공업은 회사채 발행 규모를 250억원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수요예측 전 회사채 발행을 최대 50억원을 늘릴 수 있다고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삼화페인트공업이 공모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A등급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회사채 수요예측을 시행한 A등급 기업은 한국토지신탁(A0)과 오일허브코리아(A+)다. 이 중 오일허브코리아는 수요예측에 성공했지만 한국토지신탁은 수요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삼화페인트공업이 4년 만에 나선 회사채 발행 시도가 공모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A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7380억원으로 1월의 27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기조가 3월과 4월에도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반면 아직 A등급 회사채의 발행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월에 A등급 회사채 발행에 몰린 것은 차환이 필요한 회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LS전선(1600억원), SKC(1200억원), 한화케미칼(1060억원) 등이 차환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SKC와 한화케미칼은 수요가 미달되면서 애초 목표한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A0 회사채의 스프레드(금리차이)도 122bp(1bp=0.01%포인트)에 고정된 채 낮아지지 않고 있다. 3년 만기 A0 회사채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는 지난해 11월 30일 119.4bp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20선을 밑돌지 못하고 있다. 스프레드가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A0 등급의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