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소액주주들이 회사 인수방식을 변경하면서 생긴 손해를 배상하라며 산업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소액주주 김모 씨 등 6명은 이날 미래에셋증권과 KDB산업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대우증권은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지난 18일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지난해 12월 본입찰 때 제시된 2조3853억원보다 648억원 줄어든 2조3205억원이다.
김 씨 등은 소장을 통해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주식을 불법으로 매각해 손해를 입혔으므로 주식 1주당 1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래에셋이 인수방안으로 삼은 차입매수(LBO) 방식 때문에 매각대금은 극대화된 반면 소액주주들이 손실을 입었다고 보고 있다. LBO 방식은 자금을 빌려 기업을 매수한 뒤에 매수한 기업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으로 빌린 돈을 상환하는 것이다.
대우증권이 보유한 3조 상당의 자산을 통해 빌렸던 매수자금을 갚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런 방법이 소액주주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 위반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민사소송 외에도 산업은행의 주식매각과 관련된 관계자와 금융위원회에 대해 형사 고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김 씨 등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제이앤파트너스의 전병우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 대해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지배주주의 주식매각을 통한 경영권 양도행위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문제를 삼은 최초의 소송"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과 논의 중으로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