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키프로스에 범인 송환 요구
알렉산드리아에서 카이로로 향하는 이집트항공 소속 여객기를 납치했던 범인이 24년간 보지 못했던 전처와 아내를 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영국 BBC방송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59)로 알려진 이 범인은 키프로스 경찰에 밝힌 진술서에서 “가족을 24년간 보지 못해서 찾으려 하는데 이집트 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겠느냐”라고 말했다. 범인의 전처는 현재 키프로스에 살고 있으며 둘 사이에 자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플라스틱 와이어와 리모트컨트롤 등으로 가짜 폭탄벨트를 만들어 지난 29일 비행기를 납치했다. 비행기는 키프로스에 도착했고 범인은 6시간의 대치 끝에 체포됐다. 키프로스 법원은 비행기 납치와 승객 위협 등의 혐의로 현재 8일간의 구금 명령을 내린 상태다. 키프로스 당국은 이번 납치가 테러와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날 경찰차를 타고 법원을 나갔을 때 창 밖으로 손을 뻗쳐 승리의 V자를 그리기도 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BBC방송은 이집트 검찰이 1996년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범인을 송환할 것을 키프로스 측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키프로스 외무장관은 “무스타파가 처음에 공항에서 경찰서로 이송됐을 때 전처를 보고 싶다고 요구했다”며 “이후 논리에 맞지 않는 요구들을 해왔다”며 정신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번 여객기 납치 동기가 로맨스에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웃으면서 “항상 여성이 관련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집트 언론들은 이번 사건에 격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현지 일간 알마스리 알윰은 가장 쉬우면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비행기 납치사건으로 묘사하면서 이집트가 지난해 10월 러시아 여객기 추락 이후 회복하려는 순간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격분하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신문들도 이집트의 느슨한 보안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등 관광산업이 타격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