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42] 국가발전·미래개척·인간중심, 세 가지 가치

입력 2016-04-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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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성광유니텍 대표

부친 창호사업 이어 경영 투신

금융위기 때 사업 포기 고민도

“사장님 약속 믿는다” 직원 말에

다시 마음 다잡아 새로운 출발

나는 스마트창호 사업가다. 첨단 IoT 기술을 접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 불철주야 고민하는 ‘스마트 창호’ 사업가다.

나는 안전 사업가다. 소중한 생활 공간들이 각종 위험에서 보호되도록 지킴이가 되어주려는 ‘공간 안전’ 사업가다.

군 제대 후 동기들은 대기업 같은 곳으로 진출을 준비하던 청년기에 나는 부모님의 일손을 돕는 것으로 창호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1964년 창호사업을 시작하신 아버님을 도우면서 현장에서 설계, 시공 등의 기술들을 직접 몸으로 익히며 땀을 흘릴 무렵 아버지는 일선에서 물러나셨다. 당시만 해도 창호는 재질이나 내구성 외에는 업체 간 시스템적 차별성이 크지 않았다. 한눈팔 겨를 없이 직원들과 함께 사업을 키워보겠다는 일념으로 현장을 뛰어다녔고 지역기업으로서는 적지 않은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창호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민간 분야의 주택공급업체 및 분양업체와의 인맥과 자금력은 절대적이었다. 2004년 법인 전환 후 인맥관리를 하면서 사업을 전개했지만 2006년부터 시작된 실적 부진과 미국발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2008년 여름, 결국 나는 사업을 포기하기로 하고 공장과 사무실을 처분하려 매물로 내놓았다.

일요일 오후, 착잡한 마음을 가눌 길 없어 공장을 방문했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그곳에서 홀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최 과장을 목격하였다. 이때 최 과장은 나에게 “회사가 문을 닫으면 가족들 살길이 막막합니다. 하지만 사장님이 저에게 한 약속을 믿고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겠습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정작 위기 앞에서는 포기라는 단어부터 떠올린 나약한 사업가가 아니었는지 부끄러웠다. 나는 그날 이후 오기가 생겼다. 아니 결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나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더라도 사업을 계속해 나가리라는 다짐을 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사업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을 뿐이지 아직 실패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짚어보면서 며칠간 고뇌에 찬 성찰 끝에 ‘안전’이라는 두 글자가 떠올랐다.

생활 공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며, 안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외부와 연결되는 창문이라는 데 생각이 도달했다. 일반적으로 방범 창살을 설치하지만 뚫리기도 할 뿐만 아니라 화재 등의 비상 상황에서 탈출이 어렵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았다. 또한 방충망은 보기와 달리 어린이 추락 방지에 아무런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외부인의 주거침입 범죄가 2012년부터 3년간 8만6000여 건에 달했고, 어린이 추락 사고가 해마다 50여 차례 발생했지만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예방해주는 제품이나 기능이 아직 없었다. 창호 분야에서 ‘안전’이라는 키워드는 그동안 타인이 주도하던 게임의 방식을 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으며 블루오션이 되리라는 자신감도 꿈틀거렸다.

‘안전’ 새 키워드로 제품개발 나서

스마트 방범창 ‘윈가드’ 해외까지

내게 창호사업은 운명과도 같은 것

사회에 작은 빛 되는 기업 되고파

그렇게 기존 창호 제품에 IT와 BT를 결합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 방범 안전창 ‘윈가드(WINGUARD)’가 탄생했고, 새로운 도전 여정에 나서는 나의 심장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기존 창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난관의 연속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광유니텍은 ICT(정보통신기술)에 있어서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IT 용어조차 익숙지 않은 기업이 창문에 IT 기술을 접목하는 제품을 개발하겠다니 걱정하고 만류하는 손길들도 있었다.

현실의 높은 벽에 직면한 적도 많았다. 창문의 설치 환경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충격감지 센서는 기준에서 벗어나 작동되기도 했고, 스마트폰과 IT가 결합된 창호 개념을 접하는 고객들은 제품의 장점과 기능을 제아무리 잘 설명해도 냉소적이거나 외면하기 일쑤였다.

다행히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과 IoT의 빠른 기술 진보는 윈가드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꿨다. 발품을 팔아가며 IT 관련 지식들을 습득해갈 때 KA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같은 대학연구소와 연구기관은 기술 문외한에게 든든한 우군이 돼 줬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PVC 창호업계 최초로 다수공급자 계약(MAS)을 시작했고, 주력 제품인 윈가드 신 버전들을 개발하면서 지식재산권 창출 및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태국 등 해외 유망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오고 있다.

쉼없이 달려온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대표 제품 ‘윈가드’로 의미있는 상들도 받았다. 2013년에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국무총리상)’, 2014년에 ‘대한민국 신기술혁신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5년에는 3년 연속으로 ‘대한민국 제품혁신대상’을 수상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는 전통 제조업의 모범 답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기술인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장영실상’을 수상한 데 이어 셉테드(CPTED)학회로부터는 국내 1호로 ‘방범안전표준인증’을 받았다.

나는 중소기업들도 자신들의 기술과 전략으로 기존의 것을 연구, 재해석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수익거리를 찾아내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려면 상대적으로 막대한 자금과 인력, 기간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다. 애써 개발을 완료해도 판로 개척이 쉽지 않거나 자금과 우수 인력을 보유한 대기업의 손쉬운 모방 참여로 기술과 시장이 잠식당하기 십상이다. 그만큼 중소기업의 도전에는 많은 위험이 수반된다. 그렇다고 국가기관의 정책적 배려에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는 창호업계 최초로 IoT 융합제품을 출시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나아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24시간 안전하고 행복한 주거문화를 창조하고 싶다.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가정, 일터, 학교, 기숙사 등등 생활 공간에서 안전에 관한 한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산학연 협업을 통한 과감한 R&D 투자로 공간안전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것이다.

사업을 하는 이유 몇 가지를 나는 직원들과 수시로 공유한다.

먼저,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이다. 알프레드 마샬 교수의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따뜻하게’라는 외침을 나는 좋아한다. 냉철한 이성으로 현실 세계를 판단하되 따뜻한 마음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즉 이성과 감정의 균형 잡힌 시각을 강조한 것이다. 나 역시 글로벌 시대의 기업가로서 머리는 세계 시장을 향하더라도 가슴은 조국에 남기고자 힘쓴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일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면서 진취적인 자세로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둘째, 끊임없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끊임없는 혁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려는 기업가정신으로 오늘 하루 진한 땀을 흘린다면 훗날 사업 성장과 성공의 소중한 밑거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인간 중심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싶어서다. 전략 경영의 아버지인 이고르 앤소프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기업은 지속 가능한 계속 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1차적 목표도 중요하지만, 2차적 목표인 비재무적인 목표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가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과 도움이 필요한 사회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빛을 이루자’는 의미의 ‘성광(成光)’. 1964년 작은 기업으로 출발한 성광에 발을 들여놓은 지 올해로 19년째. 한 우물만 파오고 있는 내게 창호사업은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나는 이름 그대로 사회에 작은 빛이 되는 기업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건강 이상으로 인해 한순간 모든 것을 잃을 뻔하기도 했던 내게 하루 하루는 축복이다. 그래서 매 순간이 새롭고 설렘으로 가득하다.

나는 오늘도 10년 후, 50년 후의 꿈을 향해 도전한다. 성광의 지난 50년 역사보다 앞으로의 50년이 더 중요하다. 달성하고 못 하고는 걱정하지 않는다. 힘들어도 즐겁고, 즐거워도 힘든 것이 기업가에겐 숙명이기에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소비자들의 응원을 벗 삼아 신명나게 앞만 보고 뛸 것이기 때문이다.

#윤준호 대표이사 약력

학력

-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박사

-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석사

경력

성광산업 대표(1998~2004년)

(前) (주)성광창호디자인 대표이사(2004.02~ )

(現) (주)성광유니텍 대표이사(2015.05 ~ )

(前)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겸임교수(2012.02~2014.02)

(前) 배재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

(現) 세종대학교 관광대학원 겸임교수(2014.02~현재)

(現) CPTED학회 안전 방재 위원장(2015.01~현재)

사회활동

(現) 대한민국 창조경제인 교류회 회장, 플라스틱협동조합이사, 식음료부문 커피조리사 심사위원

미스코리아 심사위원, 전문건설협회 금속분과 부위원장

상훈

IR52 장영실상 수상 연구원(2016.01)

대한민국 혁신대상(2015.06.23.)

기술·경영인대회 최고경영자상 수상(2015.02)

으뜸중기제품상 수상(2015.12)

대한민국 제품혁신대상(2013, 2015 2년 연속)

대전·충남중소기업인대회 국무총리상(2014.07)

대한민국 신기술 혁신대상(2014.06)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 국무총리상

중소기업유공자 포상(모범중소기업인 국무총리상)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2012.11)

대전광역시장 표창장(2011.12)

#성광유니텍 연혁

- 2004. 12. 20 ㈜성광창호디자인 법인설립 및 윤준호 대표이사 취임

- 2007.06 유리, 방범셔터 제조공장 확보

- 2009.05.12. 대전광역시 우수향토기업 수상

- 2009.06.29. 벤처기업 등록

- 2009.07 공장부지 확장

- 2010.06 ㈜성광 사옥 이전 및 신설(대전시 중구 안영동)

- 2010.07.21.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 2010.09.13. 유망중소기업 인증

- 2011.01.05. 한국 산업 규격 KS F 3117 인증

- 2011.01.31. 건마크 품질 인증

- 2011.03.23. 한국 산업 규격 KS F 3109 인증

- 2012.01.06. 방범용 안전창 실용신안 등록

- 2012.03.08. 이노비즈(기술혁신형) 기업 인증

- 2012.11.21. 국가품질 경영대회 유공자 부문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 수상

- 2012.11.27. 스마트방범 안전창 관련 기술 특허취득(알에프 동글을 이용한 방범 시스템)

- 2013.05.20. 글로벌 우수기업 지정(대전광역시)

- 2013.06.19. 대한민국 제품혁신대상 수상(한국표준협회)

- 2013.09.04.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서 취득_스마트 창호방범 시스템 V1.00

- 2013.12.12. ‘2013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 국무총리 표창 수상

- 2014.03.27. 대전지방조달청장 표창 수상

- 2014.03.29. Q마크 품질보증 지정서 취득(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

- 2014.04.04. 성능인증서 취득(중소기업청)

- 2014.06.18. 대한민국 신기술혁신대상 수상(한국표준협회)

- 2014.06.27. 우수조달제품 지정(조달청)

- 2014.07.01. ‘2014 대전충남중소기업인대회’ 국무총리 표창 수상

- 2014.10.28. 해외조달 시장진출 기업 지정(조달청)

- 2015.01.15. 공장 확장

- 2015.06.23. 대한민국 제품혁신상 수상(한국표준협회)

- 2015.09.10. 고용우수기업 선정(대전광역시)

- 2015.09.22.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한국산업인력공단)

- 2015.11.17. 에너지절약 및 효율 향상 유공자 포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 2015.12.01. 가족친화 인증기업(여성가족부)

- 2015.12.12. 올해의 으뜸 중기제품상 수상_윈가드(중소기업청)

- 2016.01.26 장영실상 수상(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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