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업황 악화에 중국 업체의 D램 물량 공세가 예고되며 시장에서 ‘치킨게임’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24곳 증권사가 제시한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컨센서스 평균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3조9221억원, 영업이익은 63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35% 하락한 수치다. 1분기 영업익이 7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영업익 1조 재진입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PC와 스마트폰 등 IT기기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며 영업익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또한 D램 가격은 PC와 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이지에 따르면 PC용 주력 D램의 지난 1월말 평균가격은 1.59달러로 전달보다 7.6% 하락했다. 지난해 1월 3.31달러에 비하면 52.9%나 내렸다.
여기에 중국의 마이크론이 실적이 악화되면서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해 업황 및 가격이 당분간 부진한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낸드(NAND)부문도 1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예상이다.14nm 제품에 대한 추가고객 확보와 3D 낸드 개발 등을 통한 낸드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1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개선되면서 상저하고(上底下高) 패턴이 예상된다는 것이 증권가의 예측이다. 올 상반기 출시되고 있는 하이엔드 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D램 용량이 4GB로 늘며 올해 모바일 DRAM 출하는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동안 SK하이닉스가 D램 제품을 미세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M14공장 캐파 확장과 함께 하반기에는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 하이닉스 M14 라인 Phase 2 의 클린룸 공사 후, 2분기께 장비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KTB투자증권 진성혜 연구원은 “M14공장 캐파가 확대된다는 것은 하반기부터 유의미한 수준의 D램 원가 절감이 이뤄지며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