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 주가조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석(58)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가 직위해제처분이 지나치다며 낸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7일 김 전 대사가 외교부를 상대로 낸 강등처분 및 직위해제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사가 담당한 직책이 수행하는 업무에는 해외에 진출해있는 기업들의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업무가 포함돼있다"며 "김 전 대사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특정 기업을 지원했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특혜를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형사사건과 같은 결론이다.
재판부는 "김 전 대사는 고위 외교관으로 어느 기업에 대한 지원활동이 타당한지 결정할 재량을 갖고 있었고, 이에 대한 판단은 당시 정부의 정책, 산업 분야의 경제적 영향 등 다양한 정책적 요소에 대한 고도의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항이므로 섣불리 징계사유로 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강등처분은 지나치지만, 직위해제처분은 정당하다고 봤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외교부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대사가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 때문에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낮출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직위해제처분 역시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전 대사는 2010년~2011년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취득과 관련해 허위 보도자료를 두 차례 배포하는 등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김 전 대사는 지난 2월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대사가 CNK마이닝의 광산개발권 취득행위를 지원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김 전 대사가 오 대표와 공모해 허위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