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의 갑질에 화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성명서로 대응했다.
7일 국내 32곳의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이 함께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상장사의 기업가치에 대한 의견은 시장 참가별로 다르다”며 “일부 보고서에는 비판적 내용이 담길 수 밖에 없다”며 합리적 비판의 정당성을 역설 했다.
이는 하나투어가 자사의 목표가를 낮춘 보고서를 낸 교보증권 연구원에 대해 기업탐방을 금지하겠다고 나선데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대응이다.
지난달 말 교보증권은 하나투어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동사의 면세점 사업이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많은 걸릴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 영향으로 하나투어의 주가는 이날 -5.08% 떨어졌고, 이튿날에도 1.63% 내렸다.
보고서를 본 하나투어 IR담당자는 분석 내용에 오류가 있음을 주장하며 해당 연구원에 강하게 항의했고, 아예 기업 탐방을 못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하나투어가 수습에 나섰지만, 증권사의 센터장들이 성명서를 밝히며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성명서를 통해 리서치센터장들은 “연구원들의 보고서가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점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교보증권을 두둔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당시에도 현대백화점이 자사에 낮은 평가 점수를 준 증권사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해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제 상장사의 항의가 빗발치다 보니 보고서에서 ‘중립’혹은 목표가를 낮춘 경우는 실제로 ‘매도’ 의견을 표명한 경우가 많다”며 “이들 때문에 상장사에 대해 목표가를 낮추는 일은 애널리스트들에게 매우 고된 일이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