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YG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한 네추럴나인의 의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이 출범 1년 6개월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종속기업인 네추럴나인의 2015년 매출액 14억2,7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4억4,000만원에 달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YG엔터가 합작한 네추럴나인은 2014년 9월 그로벌 영캐주얼 브랜드 '노나곤'을 출범했다. 노나곤은 2017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범 초기 2014년에는 매출액 5억3600만원, 영업손실 16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3년 안에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양사의 포부와 비교할 때 초라한 성적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노나곤이 추구하는 패션사업이 기존 국내 의류 사업과 다르다”며 “보통 한국의 패션사업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열고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지만, 노나곤은 글로벌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집매장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편집매장의 한 섹션으로 들어가는 홀세일(Whole Sale) 형태로 판매된다. 실제 노나곤의 개별 매장이 없다. 기존 브랜드와 단순 비교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노나곤의 마케팅 전략이 국내 패션 시장과 맞지 않는데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는 백화점이 단 1개일 정도로 해외에서는 편집매장이 활성화돼 있다”며 “우리나라는 백화점에 입점하거나 개별 매장을 통해 판매되는 형식이 소비자에 익숙하기 때문에 편집매장이 매출을 올리기 보다 각 브랜드의 상품을 알리는 용도로 인식되고 있다”며 고 매출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노나곤은 서울 강남의 갤러리아 웨스트를 비롯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중국 상하이, 홍콩 등의 편집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추운 날씨에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개최한 팝업스토어에 사람이 몰려 일본 전용 온라인몰도 오픈했다.
삼성물산 측은 “YG엔터와 같이 한다고 해서 스타마케팅을 떠올리기 쉬운데, YG엔터의 크리에이티브한 사업 마인드와 삼성물산의 제품 제조력을 합쳐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며 “지금도 반응이 나쁘지 않다. 해외에서 유명 편집매장으로부터 계속 초청을 받고 있고, 팝업스토어가 오픈돼 판매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노나곤의 손실 규모도 사실 과소하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2월부터 팝업스토어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매출을 평가할 요소가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