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부정적 평가..2000선 회복한 코스피 반대급부도..지지부진한 장 이어갈 듯
채권시장이 근래 보기 힘든 약세장을 기록했다. 국고3년물 금리는 20여일만에 한국은행 기준금리(1.50%) 수준까지 되돌림했다. 10년선물도 반빅(50틱) 넘는 하락세를 연출했다.
관심을 모았던 4·13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한 영향을 받았다.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내건 한국판 양적완화(QE) 가능성은 물론 한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꺾인 분위기다.
외국인도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대량매도했다. 특히 10년선물의 경우 역대 최대 순매도를 경신했다. 무디스가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한국 신용등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며 연중 최고치를 보인 것도 반대급부로 작용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선거영향이 가장 컸다고 전했다. 다만 추가 약세보다는 현수준에서 지지부진한 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국고10년물 입찰이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의 근거가 됐다.
국고5년 15-7은 3.8bp 올라 1.500%를, 16-2는 4bp 오른 1.515%를 보였다. 국고5년 15-9도 4.2bp 상승해 1.605%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10년 15-8은 5.5bp 상승한 1.842%를, 16-3은 5.6bp 상승해 1.847%를 기록했다. 국고20년 15-6과 국고30년 16-1도 4.8bp씩 올라 1.920%와 1.950%를 보였다. 국고10년 물가채 15-5 역시 4.3bp 상승한 1.213%를 기록했다.
국고3년물과 기준금리간 역전도 0bp를 기록하며 해소됐다. 이는 지난달 24일 0bp차 이후 처음이다. 10-3년 스프레드는 1.6bp 벌어져 34.2bp를 보였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스프레드인 BEI는 0.8bp 올라 62.9bp를 나타냈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사모가 1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거래대금 기준). 반면 은행이 1조2370억원어치를, 기금공제가 1조530억원어치를 가갂 순매수했다. 보험도 5680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 또한 12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결제는 30만9061계약으로 1만1270계약 감소했다. 반면 거래량은 12만6841계약으로 8만2275계약 늘었다. 회전율은 0.41회로 지난달 29일 0.44회 이후 가장 높았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6495계약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1일 1만9332계약 순매도 이후 5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다.
반면 은행이 1만1284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 또한 작년 6월3일 1만2075계약 순매수이후 10개월만에 최대 순매수세다. 금융투자도 6760계약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58틱 떨어진 128.77을 보였다. 이는 지난달 24일 128.67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장중저가도 128.67로 전달 25일 128.61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고가는 129.08이었다. 장중변동폭은 41틱을 나타냈다.
미결제는 2669계약 감소한 8만7182계약을 보였다. 반면 거래량은 2만4599계약 증가한 6만2062계약을 기록했다. 회전율은 0.71회로 5일 0.73회 이후 가장 높았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6856계약 순매도했다. 이는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일별 순매도로는 역대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 1월27일 기록한 6403계약 순매도였다.
반면 금융투자가 3184계약을, 은행이 3021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이는 각각 지난달 23일(4659계약)과 작년 9월1일(3063계약) 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였다.
이날 주식시장에 코스피는 전장대비 34.61포인트(1.75%) 오른 2015.93을 기록,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달말 기록한 2002.14였다.
은행권의 한 채권딜러는 “선거 영향이 가장 컸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심하게 매도한 것도 영향을 줬다. 아마 선거가 예상과 다른 결과로 나와서 그런 듯 싶다. 무디스가 이번 선거 결과로 신용등급 전망을 좋지 않게 본 것도 외인 대량매도를 이끈 것 같다”며 “주식도 상승해 채권이 반대급부로 더 밀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4명의 금통위원들의 마지막 금통위가 19일이다. 장은 인하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며 “추가 약세보다는 현 수준에서 지지부진한 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음주 10년물 입찰도 있기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미국채금리의 상승과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희석됐다. 장투기관 위주로 저가매수세에 나서며 금리 급등이 저지되는 분위기였으나 장중내내 계속된 외인의 국채선물 순매도로 결국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좀 더 밀릴수 있겠지만 기술적으로 반등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길게 보면 여전히 레인지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