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산타마리아 인근에서 진도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우리 교민이 밀집한 마닐라 북동부 쾌손 시티까지 진동이 이어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필리핀 불라칸주 서부의 산타마리아 동북쪽 14㎞ 지점에서 20일(현지시간) 0시 17분께 리히터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지진의 진원지는 지표면 아래 96.32㎞였고, 발생 지역 인근이 산악지역인 만큼 진도 5.0에 비해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교민이 밀집해 있는 마닐라 북동부 쾌손 시티 일부에서도 이날 새벽 진동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침, 쾌손 시티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 P씨는 SNS를 통해 "늦은밤 진동이 느껴졌지만 큰 위협은 느끼지 못했다"며 "뉴스를 통해 불라칸 인근의 지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산타마리아 지진은 앞서 강진이 이어진 일본 구마모토,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와 함께 이른바 불의 고리에 포함돼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일본과 에콰도르의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강진 도미노' 또는 '지진 유행'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크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온라인판에서 일본 구마모토와 에콰도르 강진에 관한 '질의·응답'(Q&A) 형식의 기사를 통해 '규모 7이 넘는 지진이 16일 같은 날 시차를 두고 일어난 게 어떤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 지진은 약 9000 마일(1만4400km) 떨어져 있어 "양자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기엔 너무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대규모 지진은 더 많은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또 보통 그렇게 되지만 "같은 지역에서 같은 단층선이나 인근에서만" 일어나며, 여진이라고 불린다. 강진에 앞서 그보다 작은 지진, 즉 전진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일본 구마모토현의 16일 강진에 앞서 같은 지역에서 규모 6 지진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일본과 에콰도르 강진에 이어 환태평양 조산대인 이른바 '불의 고리' 선상에 있는 바누아투 이산겔 인근에서도 현지시간 18일 오후 1시께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다. 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는 74.53㎞로 초기 측정됐다.
바누아투 지진에 이어 필리핀 지진까지 이어지면서 환태평양 불의 고리가 깨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