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과거 IMF 구제금융 당시와 달리 현재 정부주도 구조조정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26일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운·조선·철강·석유화학·건설 등 5대 취약산업 구조조정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최근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정운영의 돌파구를 취약산업 구조조정에서 찾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정부는 그 일환으로 이날 제3차 산업·기업 구조조정 협의체를 열어 5대 부실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수립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산업 실적 부진이 고착화되며 조선·해운·철강 업종 중심으로 만성적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에 미치지 못하는 만성적 한계기업이 전체 비금융법인 가운데 2009년 8.2%(1851개사)에서 2014년 10.6%(2561개사)로 늘었고, 한계기업들 가운데 71%로는 영업적자를 기록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의 보유부채는 2014년 말 기준 228조원에 달하고 있다”며 “경제전반의 효율성과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 해당 부실산업에 대한 총체적 구조조정 작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중요한 점은 이번 정부주도 구조조정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김 연구원은 “거시적 관점에서 경기후퇴기 구조조정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자본주의 본연의 정화작용으로 시장 측면에서도 호재”라며 “코스피 역사를 돌이켜보면 상장폐지 종목이 늘던 해에 주가가 상승했고 되려 해당종목이 줄던 때에 지수 또한 중립이하의 행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조정기 주가 반응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IMF 당시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과 대상기업이 확정되기 전까진 신용스프레드 상승과 함께 지지부진한 주가 반응이 이어졌지만, 구조조정이 구체화되며 시장은 본격적인 V자 반등 경로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IMF 당시 상황을 현재에 접목시켜면 현재 정부주도 구조조정 계획이 시장측면의 액션 플랜으로 구체화되기 전까지 시장은 중립이하의 기류를 보일 개연성이 높다”며 “섣부른 시장대응보단 밀도 높은 관망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구조조정은 추진주체 성격과 구조조정 속도가 IMF 당시와는 크게 달라 과거와 같은 주식시장의 추세적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며 ”시장의 터닝포인트가 되기 보다는 이후를 고민하는 축적의 시간쯤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해운·조선은 단기노이즈가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론 체질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철강·석유화학·건설·은행 등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