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속 가왕 누군지 아는데… ‘장기집권’ 괜찮을까

입력 2016-04-2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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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1위 ‘복면가왕’의 위기론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음악대장의 독주 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정체에 대한 궁금증과 별개로 무대가 주는 감동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지속시킨다. 그럼에도 ‘복면가왕’ 인기가 조만간 주춤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복면가왕’은 지난해 4월 첫 방송 이후 화제성과 시청률에서 줄곧 상승세를 보였다. 시청률이 저조해 폐지된 ‘애니멀즈’의 후속이었기 때문에 위기에 봉착한 ‘일밤’을 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방송 1년째, ‘복면가왕’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음악대장이 사상 최초 7연승을 거뒀던 방송분은 13.7%(전국)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이어갔다.

지난 1월부터 방송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게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고, 방송 후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음원차트도 강세다. 경연곡이 상위권에 올라올 뿐더러 음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복면가왕’이지만 “슬슬 진부하다”라는 의견이 나오며 ‘위기론’이 새어나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동안 가수 김연우, 거미, 뮤지컬 배우 차지연을 비롯해 수차례 가왕 자리를 독식한 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정체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며 ‘복면가왕’의 성격을 확고하게 했다. 여기에 의외의 가창력을 자랑한 다양한 분야의 출연자들이 재미의 폭을 넓혔다.

하지만 계속되는 독주는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미 대중이 가왕의 정체를 알아차려 대결의 긴장감이 반감됐다. 또 ‘팬심’ 투표가 가능해 ‘선입견 없이, 목소리로만 경쟁한다’는 기획 의도와는 정반대로 배치될 수 있다.

장기집권을 하는 가왕들이 나타날 때마다 ‘명예 졸업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복면가왕’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지만, 슬슬 똑같은 포맷에 지루해하는 시청자들의 경고다.

‘복면가왕’ 민철기 PD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가 연승을 달리고 있을 때도 ‘명예 졸업제’ 이야기도 나왔다. 시청자들은 가왕의 정체보다는 무대를 더 즐긴다는 걸 알았다”며 연승제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가왕이 10주 연속 20주 연속 나올 수도 있다. ‘독주하는 가왕을 누가 꺾을까’를 지켜보는 게 포인트가 될 것이다. 기획 의도에 충실하기 위해 룰을 깨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전체를 끌고 갈 쫀쫀한 긴장감을 위해 적당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복면가왕’은 타 방송사의 음악 예능과 동시간대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SBS ‘판타스틱 듀오’가 ‘복면가왕’과 같은 시간으로 편성하며 정면 승부를 내걸은 상태다.

1년간 같은 포맷으로 대결 구도를 펼쳤던 ‘복면가왕’은 신선함으로 무장한 ‘판타스틱 듀오’와의 경쟁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시점이다. 방송 이래 처음 ‘공동 육아’라는 콘셉트로 기존과 차별화된 재미를 안기겠다는 포부다.

그동안 한 가족씩 독립된 이야기가 진행된 만큼 색다른 시도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음악 예능들의 공세에 맞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야심찬 공동 육아 콘셉트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이다.

‘복면가왕’ 역시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나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익숙해진 포맷에서 어떻게 시청자들이 신선함을 느끼는지에 따라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에도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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