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2차 조사를 위해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원료물질을 공급한 업체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는 10일 SK케미칼 직원 정모 씨와 김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1년까지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제품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공급했다. PHMG는 흡입시 폐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된 유해물질이다.
검찰은 옥시의 제품 제조·판매 과정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다른 제품을 판매한 국내 업체들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또 옥시를 인수한 영국 레킷벤키저 관계자들이 제품 유해성을 알고도 방치한 사실이 있는 지도 파악할 방침이다.
하지만 검찰은 정부 당국이 문제가 된 살균제 제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책임에 대해서는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형사책임을 묻는 기관이기 때문에 법리적인 책임을 봐야 한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정부 측 과실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전날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를 재소환해 17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신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신 전 대표는 "남은 여생을 참회하고 유가족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평생 봉사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등의 혐의로 신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