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로 시장에 충격을 안긴 롯데쇼핑이 올 들어서도 ‘어닝쇼크’에 빠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내려앉아 ‘1조 클럽’에서 탈락한 롯데쇼핑은 올해 재가입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1분기 성적표 공개 이후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11일 롯데그룹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7조1790억원, 영업이익은 22.1% 감소한 208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42.8% 줄어 660억원에 불과했다.
사업부문 별로는 할인점(롯데마트) 매출이 2조1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기준으로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5% 줄어든 60억원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한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해외에서도 중국 할인점 사업 악화 등 240억원의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국내외에서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 매출(2조1660억원)과 영업이익(1450억원)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4%, 1.2% 소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충격적인 성적표에 이은 실적이어서 롯데쇼핑을 향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감소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못미친 실적이다. 당기순손실도 3461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 또한 지난 2006년 상장 이후 첫 순손실이다.
지난해 결산이 나올 때만 해도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점진적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한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큰 손실 요인이었던 중국 사업 영업권 차손이 모두 상각된 만큼 올해 해외사업 실적 악화 우려는 줄어들었다”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려는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백화점과 할인점의 수익 둔화, 편의점 성장세 둔화, 소비심리 악화를 그 이유로 꼽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 의한 실적 기저효과로 턴언라운드가 전망되지만, 소비심리 변화가 올해 1조 클럽 재가입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기업의 프로모션 강도에 따른 소비심리 변화가 향후 실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