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블록버스터가 장악한 극장가에 피로감을 느꼈다면, 영화 ‘계춘할망’(감독 창)에 주목하라.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가 주는 화려함과 거리가 멀지만,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당신의 감성을 자극한다.
‘계춘할망’은 어릴 적 사고로 실종된 손녀가 12년 만에 다시 할머니와 극적으로 재회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눈물과 감동 그리고 이들만의 아름다운 비밀을 다룬 영화다.
배우 윤여정과 김고은이 할머니와 손녀로 만났다. 화려한 볼거리는 서로를 생각하는 ‘진심’이 대신하고, 아름다운 제주도 풍경이 편안한 위안을 준다.
‘가족’을 생각하는 애틋한 감정을 지녔다면 누구라도 공감할 스토리로 관객의 눈물샘을 터트릴 전망이다.
‘계춘할망’ 창 감독은 “어머니로부터 시작한 영화”라는 진정성 있는 제작의도를 밝혔다. 이런 창감독의 진심은 통했다. 윤여정은 ‘계춘할망’의 시나리오를 읽고 “누군가 진심을 다해 쓴 이야기”라며 출연을 결심하였고, 김고은은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어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할머니에게 선물하고 싶은 작품이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창 감독은 영화 배경을 제주도, 윤여정을 극중 해녀로 설정했다. 해녀라는 직업은 계춘(윤여정 분)과 닮았다. 해녀는 오랜 시간 숨을 참고 해산물을 따는 직업이라, 잃어버린 손녀를 기다리는 계춘의 인내를 담아내기 적절했다.
“소중한 제주도를 그리고 싶었다”는 감독의 바람과 캐릭터 특성, 배경이 조화를 이뤄 ‘해녀’, ‘제주도’가 영화의 흐름에 녹아들었다.
도회적인 느낌을 벗고 제주도 해녀 할망으로 연기 변신을 한 윤여정은 최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며 슬펐던 것은 제 얼굴이 딱 엄마였다. 늙은 딸이 엄마를 보는 것 같아 착찹했다”고 말했다.
또 영화 엔딩 크레딧에 쓰이는 노래를 직접 부른 김고은은 “노래를 부를 때 가사가 와 닿아 울컥한 순간도 있었다. 이번에는 제 할머니도 꼭 영화 시사회에 초대를 해 드리고 싶다”는 속내를 말했다.
이처럼 이처럼 ‘계춘할망’은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감성코드를 지녔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인 “당신에게도 있나요? 영원한 내편”이란 말에 공감할 수 있고, 잊고 있던 소중한 내 사람들에 대해 떠올리는 시간을 선사한다.
‘계춘할망’은 쉽고 빠른 인스턴트식 사랑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 배려와 이해가 녹아져 있는 진정한 사랑이야기로 우리가 깊이 공감할 가족애를 그린다. 여기에 윤여정과 김고은의 안정적인 호흡, 두꺼운 해녀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드는 윤여정,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이는 김고은의 연기도 시선을 붙든다.
바쁘고 힘든 일상에 지친 관객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 ‘계춘할망’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사진=윤예진 기자 yoo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