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직접 나섰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이번 방문까지 총 8차례 중국을 방문한 쿡 CEO는 기존 방문 때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우선 중국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앱(애플리케이션) 디디푸싱을 이용해 베이징 유명 쇼핑거리인 왕푸징에 소재한 애플스토어로 향했다. 이날 진 류 디디추싱 사장이 쿡과 동행했으며 애플스토어에서 열린 세미나에도 함께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는 진 류 디디추싱 사장을 비롯해 중국 유명 앱 개발업체 창업자와 CEO들이 주최했다. 이날 쿡 CEO는 왕푸징 애플스토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중국 최대 소셜커머스 앱 ‘메이투안’을 비롯해 사진편집 앱 ‘메이투픽’, 뉴스 콘텐츠앱 ‘투티아오닷컴’, 요리 관련 앱 ‘데이데이쿡’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앱 개발자와 경영진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쿡은 이들 앱 개발자들 앞에서 이들이 개발한 혁신적인 앱이 “애플의 정신”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을 의식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쿡 CEO는 IT와 관련한 중국 당국의 정책이 중국 디지털 경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애플은 이와 관련해 중국과 공조하길 원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가 끝난 후에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진 류 디디추싱 사장과 찍은 사진 두 장과 함께 “오늘 아침 디디추싱의 택시 예약 앱을 이용해 왕푸징 애플스토어까지 왔다. 진 류 사장과 디디추싱에 감사한다”는 글도 올렸다.
이날 진 류 사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애플과 협업에 대해 강조했다. 류 사장은 “애플과의 협업은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면서 “애플과 앱스토어는 IT 세계에 있어서 롤모델인 뿐만 아니라 혁신가들을 위한 풀뿌리 플랫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12일 디디추싱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소규모 스타트업을 사들여 해당 업체의 기술을 흡수하는 것을 선호해왔던 애플로서는 이례적인 투자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가 중국 당국과 애플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애플의 부진한 2016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 발표 이후 쿡 CEO가 이달 중국 방문 기간에 주요 부처의 고위 관료를 만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애플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근 투자자들은 애플의 중국 시장 매출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급기야‘애플 전도사’로 불렸던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애플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우려,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