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개월 차 윤 씨(30세)는 최근 바늘로 허리를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에 며칠째 잠을 설치고 있다. 앉아도 누워도 통증이 지속되었지만 태아에 악영향을 미칠까 염려되어 약을 먹는다거나 파스를 붙이지 못한다. 윤 씨처럼 임신 중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임산부는 전체 임산부의 절반에 해당한다.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허리통증은 수면장애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일으킨다. 문제는 임산부들이 통증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나누리주안병원 척추센터 조형래 부장은 “임신 중 발생한 허리통증을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출산 이후에도 만성적인 허리통증 및 척추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며 “가족들은 항상 임산부의 자세나 통증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상을 느낀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신은 여성의 많은 신체 변화를 만든다. 10kg에서 많게는 20kg까지 몸무게가 늘어나고 몸의 무게중심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리게 된다. 버티기 위해 손을 허리에 대고 배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취하는 임산부가 많으나 이는 오히려 허리 근육에 무리를 주어 허리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허리가 뒤쪽으로 과도하게 휘어지면 척추전만증이나 퇴행성디스크 같은 척추질환도 발생할 수 있다.
◆임산부 허리건강에 도움되는 바른 자세
서 있을 때는 등을 구부리지 않고 어깨를 펴 엉덩이에 살짝 힘을 준 채 무게중심을 바로 세우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배를 등 쪽으로 살짝 잡아당기듯 자세를 취하는 것이,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를 받쳐주는 등받이의자나 쿠션을 사용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임산부 허리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
임신 초기와 후기에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20~30분 이내의 걷기 운동이나 맨손 체조 등은 임산부의 심리적인 안정과 체력유지에 도움이 된다. 안정기라 불리는 임신 중기에는 수영처럼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 좋다. 부력으로 척추관절의 무리가 덜 갈 뿐 아니라 전신운동이기 때문에 체내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준다. 주민센터나 대형마트 문화센터에서 쉽게 신청할 수 있는 임산부요가는 허리는 튼튼하게, 골반은 유연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나누리주안병원 척추센터 조형래 부장은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던 사람은 임신 후 허리통증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 임신 전부터 척추 건강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며 “바른 자세와 몸무게가 비정상적인 범위로 늘어나지 않도록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임신 중 허리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