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실내 공기오염 물질이 연간 430만명의 목숨을 빼앗았다는 국제기구의 발표가 나왔다. 자동차 가솔린 등에 포함돼 있는 납 성분은 2010년에만 65만4000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2차 유엔환경총회(UNEA) 고위급 원탁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건강과 환경, 건강한 사람’(Healthy Environment, Healthy People)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UNEP와 세계보건기구(WHO), 생물다양성협약(CBD) 등과 공동으로 마련했다.
UNEP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체 사망자의 23%인 1260만명이 대기오염, 화학물질, 기후변화 등 환경 영향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남아시아(28%), 서태평양(27%) 지역에서 사망률이 높았다.
대기오염은 세계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단일 환경위험으로 지목됐으며 매년 700만명이 질 나쁜 대기에 노출됐다는 이유로 사망했다.
이 가운데 단순히 식사를 위한 1차 조리 과정에서 발생한 공기오염으로 430만명이 사망했으며 난로 근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여성과 어린이의 사망률이 높았다.
UNEP는 “가정 등에서 검댕과 기타 오염물질을 줄이고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 기준치를 WHO 권고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저소득ㆍ중간소득 국가에서 발생하는 설사병 중 58%는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런 물로 인해 350만명이 세상을 떠났는데 이는 14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의 14%에 해당되는 수치다.
아울러 연간 10만7000명이 석면에 노출돼 사망했으며 2010년엔 65만4000면이 납 성분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UNEP는 밝혔다.
올해 기준 196개 국가 중 36%인 70개국이 페인트에 납 성분 사용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납 함량을 조사해 인증하는 국가는 17곳뿐으로 조사됐다.
UNEP는 “가솔린에서 납 성분을 제거하면 매년 백만명의 미숙아 사망을 구제할 수 있다”면서 “태양, 풍력, 수력 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보다 오염에 의한 건강ㆍ환경 영향이 3~10배 낮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수석대표로 유엔환경총회에 참석한 남광희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고위급 회의에서 “한국은 생활화학제품 흡입독성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화학제품에 대한 관리가 크게 강화됐다”면서 “모든 신규 화학물질과 510종의 기존 화학물질을 제조ㆍ수입하는 경우 사전에 유해ㆍ위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를 등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아킴 슈타이너(Achim Steiner) UNEP 사무총장과 양자면담에서 내년부터 제주도 탄소제로섬 글로벌 모델 구축을 위해 한-UNEP이 공동으로 연구할 것을 제안했으며 기후변화 취약성이 높은 국가에 보급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UNEP에서 수행하는 다수의 관련 사업과 연계ㆍ추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남 위원장은 2030의제를 위한 녹색경제 파트너십(Partnership for Action on Green Economy. PAGE)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앞으로 페이지 사업 5년 동안 420만달러를 기여할 계획”이라며 “사업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적극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