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치 '레벨 업'시킨 턴어라운드의 주역
'때'를 잘아는 자는 성공을 거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주택건설업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굴지의 건설업체였던 우성건설, 삼익건설, 한신공영 등이 IMF 외환위기가 채 오기도 전인 97년 초중반 도산한 것을 비롯해 '대구 4인방' 건영, 우방, 청구, 그리고 최근 최종부도처리된 (주)신일까지 이른바 '알짜기업'들이 '흑자부도'가 났던 것도 바로 이같은 때를 살피지 못한 경영 때문이었다.
반면 어떤 업체들은 공격적인 시장 진출과 함께 빠질 때도 잘 파악해 성공적인 경영을 하기도 한다. 건설업체 중 이같은 업체를 꼽자면 중견업체 중에서는 서해종합건설을 들 수 있다.
지난 84년 출범, 23년이란 중견건설업체 중에서는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진 서해종합건설이지만 현재 닦아 놓은 체제는 탄탄하다. 2006년 시공능력 평가순위 55위 업체인 서해종건은 지난 2000년 이후 아파트 공급량에 있어서 웬만한 시평순위 20위권 업체와 비교할 만한 위상을 갖고 있다.
◆회사ㆍ브랜드 '레벨업'한 단지
서해종건의 지난 2000년 런칭한 아파트 브랜드 '그랑블'은 당초 주로 인천 검단지역 위주로 공급된 '보급형'아파트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서해종건이 공급한 아파트는 청약자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단지로 보긴 어려웠다. 주로 대형 건설업체들이 노리지 않는 비인기지역이란 점과 그런만큼 저 분양가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서해가 이 곳을 택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 곳에서 2개 단지 1300세대를 공급하면서 시작된 그랑블은 이후 주로 인천지역과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맹위를 떨치며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후 지난 2002년부터 인천 삼산지구와 용인 동백지구, 화성 동탄신도시 등에서 잇따라 분양에 성공하면서 이젠 '고급형' 아파트 브랜드로 탈바꿈해놓은 상태다.
부천 상동신도시에 공급된 서해그랑블은 그간 저분양가, 보급형 아파트로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었던 서해그랑블의 가치를 이제 고급브랜드로 탈바꿈 시킨 첫걸음이다. 더욱이 이때를 계기로 서해종건은 중소건설업체에서 중견 건설업체로 '레벨 업'이 된다.
부천 중동, 상동신도시는 전통의 5대 신도시 중 하나인데다 인천 부평 삼산지구, 부개지구 등과 인접해 있어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다. 특히 부천시가 마련한 상동테마파크와 향후 조성될 굴포천 공원 등 쾌적성에 있어서 분당, 평촌 등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평가를 받은 곳이 상동신도시다.
실제로 2002년 상동신도시 추가지역 아파트 공급이 시작되면서 상동은 물론 인근 중동신도시마저 들끓은 상태가 됐다.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송내, 중동 나들목이 인접해 있는데다 고속도로 넘어 인천시 부평구에서는 삼산지구가 상동신도시에 대한 인기를 등에 업고 주공그린빌이 잇따라 분양에 성공하는 등 이 지역에 대한 기대심리는 크게 오르고 있었다.
얼핏 보면 서해종건은 말그대로 때를 잘만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향후를 내다본 결과였다는 게 이 회사의 이야기다.
서해종건 관계자는 "기대 이상으로 상동신도시가 인기가 올라갔지만 주택사업을 준비하던 때부터의 전망도 이에 못지 않았다"며 "시기에 잘맞춰 전략을 짰던 것에서 운이 따라주었다"고 말했다.
◆지구 내 두 곳뿐인 중대형 단지
현재 상동 서해그랑블의 3.3㎡당 매매가는 1650만원 선. 43, 48 두 개 평형 856세대로 구성된 상동 서해그랑블은 당시 상동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 중 쌍용스윗닷홈과 함께 최고 아파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130㎡(40평)대는 서해그랑블은 오히려 20만원 이상 더높은 상태. 쌍용스윗닷홈은 160㎡(50평)대 이상 대형평형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 간 상승세도 두 곳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두 단지는 규모에 따라 30%가량의 상승를 견지해 나가면서 지난해 이른바 버블세븐 발표 이후 나타난 중상동 신도시 집값 상승세를 견인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같은 서해그랑블은 강세는 주도적이진 못해도 오랫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ㆍ상동은 강남을 기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분당, 평촌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지하철역 근접성이나 주거쾌적성에 있어 못할 것이 없는 만큼 향후 투자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