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골드)과 플래티늄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서 두 귀금속의 가격역전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1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우려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플래티늄은 공업용 수요의 둔화가 예상되면서 가격 회복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1280달러 선(약 1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값은 이달 들어서만 6% 상승하며 4주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플래티늄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990달러로 일주일새 2% 빠졌다. 현재 두 귀금속의 가격 차는 290달러 정도. 최근 1개월 사이 30% 넘게 벌어졌다. 특히 이들의 가격 차이는 역대 사상 최대 격차(310달러)를 기록했던 2월 하순 수준에 육박한다. 5월 전반기에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관측 때문에 금 가격은 하락한 반면 플래티늄 가격은 오르면서 일시적으로 가격 차가 축소됐지만 최근 그 흐름이 다시 바뀌기 시작했다.
원래 플래티늄은 금보다 생산량이 더 적어 금보다 더 비싼 값에 거래돼왔으며 통상 두 귀금속의 가격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그러나 브렉시트를 둘러싼 우려, 올랜도 총기난사 등의 여파로 인한 위험 회피 움직임이 두 귀금속 가격의 방향을 갈라놓았다. 투자자들이 위험회피 때 플래티늄을 적극적으로 사들이지 않기 때문.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을 중심으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플래티늄 가격이 금을 밑도는 역전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배기가스·연비 조작으로 수요가 불안정해진 점도 플래티늄 가격 하락세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플래티늄은 디젤차량 촉매 등으로 활용된다.
고스게 쓰토무 마켓엣지 대표는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23일로 임박해지면서 “가격 차가 한층 더 벌어지기 쉬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