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시 국내시장은] “환율엔 충격…원·달러 치솟는다”

입력 2016-06-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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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Fed)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 관심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에 모아졌다.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투표를 앞두고 유로존 및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달러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주 영국 가디언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측은 53%, 반대가 47%로 집계됐다. 전주 인디펜던트 여론 조사에 이어 찬성하는 측이 우세한 것. 이 영향으로 외국인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음 = 16일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 탈퇴 시 영국이 입는 경제적 타격이 큰 만큼 실제 투표장에서는 반대의견이 우세할 것이란 의견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영국 내 이민자들의 수가 많아지며, 이를 막기 위해 EU 탈퇴 의견이 높다”며 “유럽연합에서 벗어날 경우 영국 금융시장에 큰 타격이 가해지는 만큼 탈퇴가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브렉시트 탈퇴는 감정적인 여론일 뿐 실제 투표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파리 테러ㆍ브뤼셀 공항폭발ㆍ올랜드 총기 난사가 잇따라 터지며 찬성 여론이 급격히 높아진 부문이 있다”며 “실제로 오차범위에 있는 만큼 아직 결정하지 않는 다수가 보수적인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봤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역시 “현재는 찬성의견이 높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경제 혼란을 염려해 반대쪽 의견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 브렉시트 가결시 원화절하 가능성 높아 =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외환시장의 타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중국경제 불안과 미국 금리인상 충격에 대해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실제 중국 경제불안이 고조됐던 올 1~2월 사이 국내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123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폭락이 있었던 지난해 3분기(7~9월)에는 132억달러,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둔 지난해 4분기에는 154억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며 점차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번 브렉시트 투표가 가결될 경우에도 많은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외환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 불안으로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절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브렉시트 가결시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 나가게 될 것”이라며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며 세계 시장 불안정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 원/달러가 1190원이상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브렉시트가 생긴다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지고, 신흥국 통화는 평가절하돼 달러값도 1200대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에, 장기적으로는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화의 가치가 낮아(원/달러 상승)지며 단기적으로는 수출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역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 역시 원/달러가 1200원대로 치솟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브렉시트 결정전에는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 통과 후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확정되며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며 “시장 불안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부연구위원은 영국의 EU 탈퇴시 단기적으론 환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빠르게 안정세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노르웨이, 스위스 등처럼 EEA(유럽경제지역) 재가입 등과 같은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230원 수준까지 올랐다가 실물경기 회복세와 함께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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