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본원통화를 연간 80조 엔 늘리기로 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정책금리도 현행 마이너스(-)0.1%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날 본원통화 목표치와 자산매입 프로그램 유지는 9명의 정책위원 중 8명이 찬성, 1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마이너스 정책금리 동결에는 찬성이 7명, 반대는 2명이었다. 앞서 이번 BOJ 회의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블룸버그가 4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1명이 추가 완화책 도입을 전망했다.
이날 BOJ는 성명을 통해 현지 일본 경기가 4월과 마찬가지로 “국내 경기는 계속해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BOJ는 또 “물가 기조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마이너스 금리 효과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기대 인플레이션이 최근 들어 약화됐다면서 물가 기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리스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물가상승 목표치(2%)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완화정책을 취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BOJ가 이번 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한 것은 추가 완화책 도입에 앞서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움직임을 비롯해 23일로 예정된 영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자국 내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내달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행동에 나서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리서치 인스티튜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엔고 현상을 잡기 위한 대대적인 행동 개시를 유보하면서 시장에는 실망감이 퍼지고 있다”면서 “브렉시트 투표를 앞둔 시점에서 BOJ가 행동에 나설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